“日 선거서 우익 인사 많이 뽑혀… 한·일 관계 더 악화될 가능성도”

입력 2022-07-11 04:04
홍현익 국립외교원장이 10일 국민일보와 비영리 봉사단체인 코액트(Co.Act)의 주최로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2 한반도 DMZ 국제평화심포지엄’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홍현익 국립외교원장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피격 사망사건과 관련해 “이번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강경 인사가 많이 뽑혀 한·일 관계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홍 원장은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비영리 봉사단체 코엑트(Co.Act)가 주최한 ‘2022 한반도 DMZ 국제평화심포지엄’에서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사망에 따른 향후 한·일 관계에 대한 전망을 내놓았다.

홍 원장은 아베 피격 사망과 관련해 “한·일 관계에 어떤 여파를 가져올지에 대해 예측이 갈리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홍 원장은 긍정적·부정적 전망을 함께 내놓으며 “평가가 엇갈린다”고 말했다.

우선 홍 원장은 아베 전 총리보다 온건적이라고 평가받는 기시다 총리와의 접점을 늘릴 수 있는 요인을 긍정적 전망의 이유로 제시했다.

홍 원장은 “상당한 강경파인 아베가 부재하면서 (기존의 강경 노선이) 약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아베의 정치적 영향력에서 벗어나면서 한·일 관계에도 개선의 기회가 생긴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홍 원장은 이날 실시되는 일본 참의원 선거를 거론하면서 “아베를 애도하는 차원에서라도 강경 인사들이 더 많이 뽑힐 텐데 그 결과 한·일 관계는 더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우익세력이 결집하면서 한국에 더욱 강경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홍 원장은 한·일 갈등의 근본적 문제인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해선 ‘전향적인 접근’을 주문했다. 홍 원장은 경제적인 배상 문제에선 전향적으로 일본에 양보하면서 일본 측이 확실히 잘못했다는 사과를 받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선 국제 현안으로 떠오른 ‘경제 안보’도 중요하게 다뤄졌다.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지난 5월 다보스포럼에 다녀온 일화를 설명하며 “각국 모든 정상이 ‘경제안보’를 입에 달고 다녔다”고 전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세계는 안정적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는 수준을 넘어서 이제는 경제가 곧 안보인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가치 외교를 기반으로 자유·민주주의·인권을 중시하는 국가끼리 경제안보의 틀을 만들어 가야 한다”면서 “우리도 경제안보 시대에 역할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나 전 원내대표는 “이미 세계가 탄소중립의 목표를 세우고 있다”며 “우리가 경쟁력을 갖춘 녹색산업에도 빨리 뛰어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