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논란’ 송옥렬 자진사퇴… 尹정부 4번째 낙마

입력 2022-07-11 04:05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지명 6일 만인 10일 자진 사퇴했다. 과거 제자들을 향한 외모 품평으로 성희롱 논란이 인 데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정부 들어 장관급 인사의 낙마는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에 이어 4번째다.

송 후보자는 공정위 인사청문회준비단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큰 공직을 맡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교직에만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대가 컸는데 후보자가 심적 부담이 많았던 것 같다”며 “청문준비단도 사전에 사퇴 의사를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송 후보자는 지난 4일 윤석열정부 초대 공정위원장 후보로 지명됐다. 사법연수원 23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동기고, 사법·외무·행정고시에 모두 합격한 ‘고시 3관왕’ 전력으로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지명 직후 송 후보자가 2014년 8월 서울대 로스쿨 1학년 학생들과 저녁 식사 자리에서 만취한 채 성추행성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던 학생을 향해 “넌 외모가 중상, 넌 중하, 넌 상이다”라는 식으로 외모를 평가하거나 여학생에게 “이효리 어디 갔다 왔어? 너 없어서 짠(건배) 못했잖아”라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지명 다음 날인 5일 송 후보자는 간담회를 열고 발언 사실을 인정하며 “너무 죄송하고 지금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그것 때문에 제가 자격이 없다거나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자고 생각하고 있다. 만약 이 일이 커져서 도저히 이건 아니다 하면, 흔히 말하는 낙마 이런 부분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송 후보자의 자진 사퇴와 관련해 “(송 후보자가) 지금 상황에 대해 큰 부담을 느낀 것 같다”며 “(자진 사퇴를 결정한) 본인 뜻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자진 사퇴한 이유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잘 알지는 못한다”며 “학교에서 교육과 연구에만 전념에 온 분이시니 지금 상황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송 후보자의 사퇴가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세종=심희정 기자, 문동성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