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을 둘러싼 ‘성상납 관련 증거인멸교사’ 의혹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으면서 정치 인생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 약 13개월 전 헌정 사상 최초의 30대 보수 정당 대표로 선출돼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지만, 이제는 당 대표직 유지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했다. 이 대표는 8일 “대표직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며 결사 항전에 나섰지만, 그가 기사회생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6월 ‘이준석 신드롬’을 일으키며 36세의 나이로 국민의힘 당 대표에 선출됐다.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시험(PPAT)’ 도입 등 그가 주도하는 개혁과 행동 하나하나에 이목이 집중됐다. 좀처럼 오르지 않던 당 지지율도 ‘0선 대표’ ‘36세 대표’의 등장과 함께 반등하기 시작했다. 잠재적 대권 후보로 거론되며 승승장구하던 이 대표의 기세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변곡점을 맞았다.
이 대표는 지난해 7월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을 놓고 ‘친윤’(친윤석열) 세력과 신경전을 벌였다. 이후로도 이 대표와 친윤 세력은 선거 전략 등을 두고 사사건건 부딪쳤다.
‘윤리위 정국 배경’에 이 대표와 친윤 세력 간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튜브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해 말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3월엔 윤리위 징계 심의 대상이 된 증거인멸교사 의혹도 공개하며 이 대표에게 결정타를 날렸다.
이 대표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배후론’을 토대로 윤리위 징계 결정의 부당성을 강조하며 재기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는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수사 절차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6개월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가 내려졌기 때문에 아무래도 윤리위의 형평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 대표 성접대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와 여론의 향배 등이 그의 회생 여부를 가를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