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사상 최초 30대 당 대표, 정치인생 최대 위기 봉착

입력 2022-07-09 04:03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해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소명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8일 국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을 둘러싼 ‘성상납 관련 증거인멸교사’ 의혹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으면서 정치 인생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 약 13개월 전 헌정 사상 최초의 30대 보수 정당 대표로 선출돼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지만, 이제는 당 대표직 유지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했다. 이 대표는 8일 “대표직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며 결사 항전에 나섰지만, 그가 기사회생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6월 ‘이준석 신드롬’을 일으키며 36세의 나이로 국민의힘 당 대표에 선출됐다.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시험(PPAT)’ 도입 등 그가 주도하는 개혁과 행동 하나하나에 이목이 집중됐다. 좀처럼 오르지 않던 당 지지율도 ‘0선 대표’ ‘36세 대표’의 등장과 함께 반등하기 시작했다. 잠재적 대권 후보로 거론되며 승승장구하던 이 대표의 기세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변곡점을 맞았다.

이 대표는 지난해 7월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을 놓고 ‘친윤’(친윤석열) 세력과 신경전을 벌였다. 이후로도 이 대표와 친윤 세력은 선거 전략 등을 두고 사사건건 부딪쳤다.

‘윤리위 정국 배경’에 이 대표와 친윤 세력 간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튜브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해 말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3월엔 윤리위 징계 심의 대상이 된 증거인멸교사 의혹도 공개하며 이 대표에게 결정타를 날렸다.

이 대표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배후론’을 토대로 윤리위 징계 결정의 부당성을 강조하며 재기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는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수사 절차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6개월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가 내려졌기 때문에 아무래도 윤리위의 형평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 대표 성접대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와 여론의 향배 등이 그의 회생 여부를 가를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