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장관 G20 회담… 박진 “인권·법치 수호 동참”

입력 2022-07-08 04:05
박진 외교부 장관이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첫 대면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박진 외교부 장관이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를 통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첫 대면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박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산적이고 택적이장(山積而高 澤積而長·산은 흙이 쌓여야 높아지고 못의 물은 모여야 멀리 흐른다)’이라는 중국 격언을 인용하며 ‘상호 존중에 기반한 한·중관계를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어 “한·중 양국이 상호 존중과 신뢰를 쌓으면서 평등하게 협력하는 좋은 동반자가 돼야 다가올 미래 30년도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또 “신정부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규범을 중시한다”며 “자유와 평화, 인권과 법치를 수호하기 위한 국제사회 협력과 공조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이 왕이 부장에게 인권·법치 수호를 언급한 것은 대중 외교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사를 비교적 명확하게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왕이 부장은 “우리는 한국의 새 정부가 한·중 관계의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는 사실에 커다란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중요한 발전 기회를 마주하고 있으며 동시에 함께 다뤄야 할 도전도 일부 있다”며 “따라서 우리는 한국 측과 우리의 좋은 이웃 관계, 우호협력 관계가 지속해서 발전할 수 있도록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왕이 부장은 윤석열정부가 미국 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지 않기를 바라면서 한·중 협력관계를 강조하며 우호적 손짓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8일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3국 안보 협력 복원과 북핵 공조 강화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로즈 고테묄러 전 나토 사무차장은 6일 미국의소리(VOA)방송 인터뷰에서 한·미 간 밀착으로 중국이 보복에 나설 가능성과 관련해 “그럴 경우 미국과 충돌할 것”이라며 “중국이 한국에 대대적이고 강력한 경제적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영선 신용일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