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원전 유럽시장 진출 박차… 두산, 유럽 국제인증 획득

입력 2022-07-08 04:08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경남 창원 성산구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공장을 방문해 APR1400 원자력발전소 조감도를 살펴보고 있다. 김지훈 기자

유럽연합(EU) 의회가 원자력발전을 그린 에너지에 포함하면서 한국 원전산업에 활력이 돌고 있다. 유럽으로의 원전 수출을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한국에서 원전 건설 논의도 탄력을 받는다는 관측도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EU 의회의 결정으로 유럽 원전 시장은 성장 바람을 탈 전망이다. EU는 향후 10년 동안 ‘유럽 그린 딜’에 1조 유로(약 1340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인데, 원전이 녹색분류체계(택소노미)에 포함되면서 이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유럽 시장에 수출하려는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현지에 원전을 건설할 때 자금 조달이 쉬워질 수 있다. 특히 신규 원전 건설을 계획하는 체코 폴란드 같은 동유럽 국가에서 원전산업이 활발해진다는 예측도 제기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선제적으로 관련 인증을 취득하면서 체코 등의 유럽 원전 시장에 주기기 공급이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 업체 최초로 유럽 국제표준 시험인증기관인 ‘TUV SUD’로부터 ISO 19443 인증서를 취득했다. ISO 19443은 원자력 사업 전반에 걸쳐 안전성과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고안된 원자력 품질관리 표준이다. 체코 프랑스 등 유럽 국가의 원전 운영사들은 주기기 공급의 전제조건으로 ISO 19443 인증서 취득을 요구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안전 관리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원전 시장 진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유럽 원전 시장이 커지면 수혜를 입는 한국 기업은 다양해질 수 있다. 올해 말에 입찰이 이뤄질 예정인 체코 원전의 경우 한국수력원자력, 한전기술, 한전KPS,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 등이 ‘팀 코리아’를 결성해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정부도 해외 원전 수주에 적극적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체코 폴란드를 방문해 관련 업무협약(MOU) 등을 맺으면서 ‘원전 세일즈’를 펼쳤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달 말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체코 영국 등을 상대로 원전산업 협력을 강조하는 ‘원전 세일즈 외교’에 집중했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