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 바른목양교회(박철민 목사)는 개척 첫해에 코로나19를 맞았다. 해를 넘겨도 코로나는 끝나지 않았고 교회 문을 닫을 위기에 이르렀다. 다음세대 사역에 힘 쏟겠다던 다짐을 실천할 여유는 없었다. 전북 익산 제성침례교회(김동현 목사)는 그동안 지역사회를 돌보지 못했다. 교회는 지난해 설립 55주년을 맞으면서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는 사명을 감당하기로 했다. 그러자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짐과 사명의 실천을 고민하던 두 교회에 지난해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서울 강남중앙침례교회(강중침·최병락 목사)가 ‘리칭 아웃 처치 프로젝트(RCP)’를 진행한다는 소식이었다. 강중침은 지난해 성도들의 헌금으로 외국인 노동자 등 어려운 이웃과 지역교회를 돕는 데 사용하는 ‘요셉의 창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RCP도 ‘요셉의 창고’에서 비롯됐다. 강중침이 기독교한국침례회 소속 30여개 지역교회에 500만원을 지원하면 그 재정으로 섬김과 구제 사역에 100% 사용해 지역사회에서 칭찬받는 교회가 되도록 하자는 게 RCP 취지였다.
박철민 목사는 지난해 다음세대를 위한 예배를 세우고 유소년 축구 리그를 개최했다. 유튜브에 양육 채널을 만들어 콘텐츠도 올렸다. 김동현 목사는 웅포면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80세 이상 독거노인 명단을 받아 매주 3~4일 치 반찬이 담긴 도시락을 전했다. 교회의 적극적인 섬김에 웅포면도 나섰다. 도시락을 만들 수 있는 식당을 연결해 주는 등 협조했다. 서울의 한 성도는 에어컨도 나오지 않는 20년 된 교회 차량을 본 뒤 SUV를 선물했다.
강중침은 올해도 RCP를 이어간다. 7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비전센터에서 21개 교회에 500만원씩 총 1억500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협약식을 진행했다. 최병락 목사는 “지역이 교회를 신뢰하며 칭찬하면 자연스럽게 그 지역에 복음이 들어가게 된다. 많은 교회가 함께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사역 가능성이 확인된 바른목양교회와 제성침례교회는 올해도 지원 대상에 들어갔다. 사역도 확장해 바른목양교회는 유소년 테니스 대회를, 제성침례교회는 이동이 어려운 어르신을 위해 선물 받은 차량으로 행복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교회들은 협업 가능성도 확인했다. 제성침례교회와 같은 지역에 있는 와초침례교회(임영식 목사)는 노인을 위한 빨래방을 운영할 계획이다. 김 목사는 “노인들에게 이불 등 대형 빨래는 큰 어려움인데, 이를 해결하도록 와초교회와 함께하는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