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역동성 지닌 성도들, 전통적 교회에 활력

입력 2022-07-11 03:03
박춘수 이리남중교회 목사가 지난 7일 교회에서 ‘조화를 통한 화합’의 목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북 익산 이리남중교회(박춘수 목사)는 1971년 설립된 이후 익산 복음화의 최전선에 서 있다. 2014년 박춘수 목사가 부임한 뒤 전통을 잇고 새로운 사역을 창조하며 지역사회와 호흡하고 있다.

박 목사의 목회는 ‘조화를 통한 화합’으로 대표된다. 지난 7일 교회에서 만난 박 목사는 “오랜 전통을 지닌 교회가 이어온 든든한 기초 위에서 교인들의 신앙이 성숙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면서 “장로교 신앙의 전통을 따라 당회와 함께 조화로운 목회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는 로마서 8장 28절의 말씀을 실천하는 셈이다. 교회의 사역은 세 가지 방향으로 진행된다. ‘부름을 받은 공동체’ ‘세움 받는 공동체’ ‘보냄 받는 공동체’가 되기 위한 노력이다.

박 목사는 “그리스도인으로 부름을 받은 데서만 머물러서는 안 되고 바른 교인으로 세워져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신앙 양육과 목회적 돌봄이 필요하고 교인은 이 안에서 성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회는 이를 바탕으로 교인들을 지역사회와 세계선교 현장으로 파송하는 게 궁극적 관심이다.

박 목사는 “좋은 신앙인이라면 주변을 돌보고,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주님의 지상명령을 따라 세계로 복음을 전해야 한다”면서 “이게 바로 신앙인의 사명이자 책임”이라고 했다.

결국 박 목사의 목회는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데로 귀결된다. 그는 “강명석 원로목사가 28년 동안 사역하며 익산에 복음의 큰 목장을 일구셨고 후임으로 온 저는 이 안에 모인 양 떼를 더 건강하게 세우는 책임이 있다”면서 “모이는 데 그치는 교회가 아니라 ‘유기체적인 복음의 역동성’을 지닌 성도들로 성장하는 게 이리남중교회 제2의 성장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교회가 익산시에 수해 극복 성금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하는 모습.

성도들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7월 교회 인근 중앙동 일대가 폭우로 침수되자 긴급히 헌금을 모아 익산시에 전했다. 비슷한 시기 교회는 익산의 다문화 가정을 위한 지원금도 기탁했다. 수해로 삶의 터전을 잃은 교인 13가정에도 성금을 전했다.

교회는 자립하지 못한 이웃교회의 리모델링 지원도 하고 있다. 화장실 개선 사업이나 낡은 교회 지붕을 다시 씌우는 등의 활동을 통해 지역 교회를 세우는 것이다. ‘유기체적 복음의 역동성’을 지역 사회로 확산하기 위한 노력이다.

교인들이 지역의 미자립교회 환경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공사를 하고 있다.

박 목사는 “개인 구원과 영성 훈련에 머물러 있던 교인들이 지역 사회와 교회의 아픔에 응답하며 재정도 지출하고 직접 방문해 아픔을 보듬으면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최근 꾸려진 전도팀도 지역에 복음을 심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시작한 온라인 자녀축복기도회는 조용하던 교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교회가 다음세대 양육을 위해 ‘너 하나님의 사람아’(딤전 6:11)를 주제로 시작한 기도회는 성경에 실린 약속의 말씀으로 교재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기도문을 작성해 자녀를 위한 축복기도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교인들이 순번을 정해 릴레이로 기도하면서 교회 전체에 기도 운동이 확산하는 결과를 낳았다.

교인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조성애 집사는 “자녀축복 기도를 통해 자녀들과 아침을 열 수 있다는 게 무척 좋았다”면서 “주님이 주신 자녀를 잘 키우기 위해 모든 걸 주님께 맡겨야 한다는 걸 온 가족이 느꼈던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세은 집사도 “시편 말씀을 바탕으로 축복기도를 하면서 오히려 부모가 말씀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면서 “자녀의 마음에 겨자씨 기도가 심기고 풍성히 자라 열매 맺기를 바란다”고 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는 요한복음 3장 16절 말씀은 박 목사가 지향하는 교회론의 핵심이다.

자녀축복기도회도 이런 교회론을 실현하기 위한 출발점이었다. 박 목사는 “교회 규모가 크거나 역사가 오래돼 전통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강한 교회일수록 소그룹을 중심으로 한 가정 사역이 살아야 한다”면서 “코로나 기간 중 15~20가정이 참여하는 구역 조직을 3~4가정으로 세분화했는데 이를 통해 소그룹이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코로나 이후 교회 회복 방안은 뭘까. 박 목사는 “오직 예수 안에 붙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떡을 구하고 생선을 구해도 주시는 건 주님이시다. 만약 주시지 않더라도 그 안에 깨달음이 있다는 걸 기억하는 게 바른 신앙인의 자세”라면서 “회복이나 정상화, 혹은 부흥을 위해 기도하면서도 주님의 뜻을 바라며 맡겨진 사명을 감당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익산=글·사진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