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엉터리 신앙에 만족하며 술독에 빠져 살다… 십자가 사랑 부어지자 나쁜 습관 모두 끊어

입력 2022-07-11 03:04

두 돌이 지나도 걷지 못했다. 귀한 아들을 본다고 용하다는 침술사를 찾아다니고 비싼 산삼까지 구해 먹인 부모님의 정성으로 세 살이 되며 조금씩 걸었지만 심하게 절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자 불편한 걸음걸이에 말까지 어눌하고 느려 친구들에게 종일 ‘병신’이라는 놀림을 받았다. 죽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종일 볼펜을 입에 물고 고치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모두 헛수고였다. 친구조차 없는 힘든 상황을 극복하려고 악착같이 투쟁했다. 3학년 때 계속 놀리는 친구에게 엄청나게 맞으면서도 죽기 살기로 덤벼들어 결국 친구의 코피를 터뜨렸고, 자격증 시험을 볼 때도, 운전면허증 딸 때도 피나는 연습으로 100점으로 통과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두려움 속에 사회 첫발을 내딛었다. 그러나 첫 회사에서 일주일도 버티지 못했고, 두 번째 회사에서도 곧 그만두었다. 가정형편이 어려우니 일을 안 할 수도 없어서 결국 네 번째 직장에 들어가며 동료들과 술과 담배를 함께하며 어울리기 시작했다. 매일 술독에 빠져 전봇대를 끌어안고 자고, 음주운전으로 3중 추돌사고도 냈다. ‘애주회’라는 계모임을 만들어 매일 술을 마시다 업혀서 집에 들어간 날도 많았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여인에게 한눈에 반했다. 용기 있게 고백했다가 거절당했지만, 끈질긴 노력으로 만나게 되었고, 내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고모가 급하다고 차를 빌려달라고 해도 들은 척도 안 했지만 장롱면허였던 그녀에겐 내가 먼저 차 키를 주었다. 큰 수리를 해야하는 사고가 나도 아무렇지 않았다. 그렇게 꿈같은 1년 반이 흘렀을 때 매일 새벽기도, 남다른 교회봉사, 주일학교 교사, 성가대 등 온 열정을 쏟던 고모가 지금까지 자신의 신앙은 엉터리였다는 고백을 했다. 큰 충격을 받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회사의 인정을 받고, 애주회 친구들도 있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그녀가 있어 신앙에 대한 간절함은 없었다. 그런데 고모는 계속 복음을 얘기하며 내 신앙이 엉터리라고 했다. ‘나는 십일조에, 주일성수에, 차량봉사도 하면서 잘 믿고 있어!’라며 고모의 말을 무시했다.

어느 날 고모가 ‘입술로 주여, 주여 한다고 다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 예수이름으로 귀신 쫓고 엄청난 권능을 행하고 예언까지 해도 주님은 그 사람들을 모른다고 하신다.’는 마태복음 7장 말씀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도 주님은 모른다고 하는데 넌 어떨 것 같니?”라는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나는 죽으면 지옥이구나!’는 생각이 들어 “고모! 그럼 나 이제 어떻게 해?”하며 고모의 권유에 따라 제자들의 입장에서 요한복음에 집중했다.

작은교회 예배에도 참가하며 예수님을 알아가는 것이 좋아 여자 친구에게도 전했다. 그러나 싫어하는 그녀와 결국 세상 얘기만 하다가 헤어지곤 했다. 마음이 힘들어 이런 사실을 작은교회에서 얘기했더니 여자 친구 때문에 예수님께 가지 못한다며 헤어지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그 말에 화가 나서 예배에 가지 않고 두 달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요한복음 4장의 우물가의 여인이 딱 보였다. 남편 다섯을 바꿔도 만족함이 없던 여인이 예수님을 만나고 물동이를 버려두고 뛰어가는 모습, 그 순간 ‘버려두고’ 네 글자가 선명하게 비춰졌다. ‘그래, 영원한 것을 위해 내가 놓아야 하는구나!’ 결단을 하고 미련 없이 여자 친구에게 결별을 선언했다.

십자가 사랑이 온 몸에 부어지자 나쁜 습관이 모두 끊어지며 뜨겁게 전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상황만 조금 달라지면 바로 다운이 되었다. 어느 날 “예수님의 부활이 실제가 아니고 지식인 사람은 힘이 없어요!”라는 목사님 말씀이 가슴을 때렸다. ‘내게 부활은 지식이었구나! 도마처럼 중심으로 굴복이 안 되었구나!’ 살려달라고 엎드리던 어느 새벽, 하나님께서 누가복음 14장 말씀으로 내게 물어보셨다. “일유야! 너 인생의 주인이 누구니? 너 시간과 물질의 주인이 누구니?” 그 물음에 바로 엎드려 통곡하며 내가 주인 되어 살았던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마음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드디어 예수님의 기쁨이 내 기쁨, 예수님의 평강이 내 평강이 되었다. 그때부터 염려가 없고 기쁨이 넘친다고 ‘김평강’이란 별명을 얻었다.

십 년 넘게 다니던 전자회사를 그만두고 지금까지 학원차를 운전한다. 하나님의 은혜로 공동체의 축복 속에 결혼을 하고 예쁜 딸도 선물로 주셨다.

올해 1월 초 코로나로 어머니가 하늘나라로 떠났다. 마음이 많이 힘들었지만 천국에서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며 기쁘게 보내드렸다. 이 세상은 어둠이라고 예수님이 말씀하셨는데 빛되신 예수님을 놓치는 순간 모든 것을 놓치게 되었다. 늦은 노후에 대한 염려와 딸 아이 장래에 대한 염려로 인해 나뿐만 아니라 가정도 힘들어졌었다. 그러나 공동체의 사랑으로 부활복음을 무한반복 붙들게 되면서 모든 염려를 부활하신 주님께 맡기게 되었고 세상적 가치관이 성경적 가치관으로 바뀌게 되었다.

복음으로 사마리아성에 큰 기쁨이 임한 것처럼 우리 가정과 직장에도 복음으로 큰 기쁨이 임했다. 나는 오늘도 부활하신 예수님이 아이들의 주인임을 선포하며 아이들을 하나님의 마음으로 품고 섬기며 기도한다.

김일유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