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전 장비로 교회 돕고 선교지 돕고… 환경도 살려요”

입력 2022-07-08 03:07
최성권 이엔포스 대표가 지난 1일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교회의 전기료를 절감해, 선교에 나설 수 있게 하는 ‘전기를 나눠요, 사랑을 나눠요’ 캠페인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이달부터 전기료가 오른 데다 추가 인상까지 거론되면서 절전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는 각 가정, 사업체뿐만 아니라 교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에 절전 장비를 보급해 전기료를 줄여주고 선교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 기업이 있다. 국민일보와 ‘전기를 나눠요, 사랑을 나눠요’ 캠페인을 통해 선교지를 돕고 저탄소 녹색 성장을 실천하고 있는 이엔포스(최성권 대표)다.

이엔포스가 교회에 보급하고 있는 절전 장비 ‘포스’는 전자의 밀도를 기본 콘셉트로 2006년 개발한 것이다. 음전하를 반영구적으로 발생시키는 전기석을 주재료로 전자의 밀도를 높여 전력 계통의 효율을 개선했다.

“전기는 전압과 전류, 저항으로 구성돼 있고 전류는 전자의 밀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 전자를 생성하는 전기석으로 밀도를 높이면 전로의 전기적 손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전력이 절감됩니다.”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만난 최성권 대표의 설명이다. 포스는 한국, 미국 등 5개국에서 특허를 받았다. 다른 국가에서도 출원을 진행하고 있고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2015년부터는 선박에 포스를 설치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는 비즈니스이기도 하지만 전 지구적 차원의 환경보호다. 선박은 화석연료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탄소가스가 상당량 발생한다. 포스를 설치해 전력량을 줄이면 화석연료 사용량이 줄고 탄소가스가 줄어든다. 그는 “2015년부터 선박에 포스를 설치해 평균 10% 이상의 유류를 절감했으며 발전기당 10만TOE(석유환산톤·1TOE는 원유 1t의 열량) 감소 효과도 얻었다”고 말했다.

‘전기를 나눠요, 사랑을 나눠요’ 캠페인은 한국교회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교회에 포스를 설치하면 보통 전기료 10%를 줄일 수 있다. 이 중 40%는 교회에 환원하고 나머지는 선교비 등으로 사용한다. 전기 생산이 어려운 선교지의 병원 등에 포스를 설치할 수도 있고 각 선교지에 후원할 수도 있다.

이엔포스가 개발해 보급하고 있는 절전장비 ‘포스’로 설치가 간편하다.

각 교회 설치 비용은 없다. ‘구독 경제’를 도입해 초기 설치비 없이 제품을 사용하는 동안 이용료를 받는다. 최 대표는 “제품을 사용하자마자 전체 전기료의 4%를 아낄 수 있으므로 교회의 고정비를 줄인다는 차원에서도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전기와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았다. 대학에선 안경공학을 전공했고 졸업한 이후엔 보험대리점을 운영했다. 형과 공인중개업도 했다. 하지만 하는 것마다 실패했다. 교장과 교사 출신인 부모는 그에게 목회자가 되라고 강하게 권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전기, 특히 전기석 특성에 매료돼 있었다.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어떤 책에서 별도의 전원 장치 없이 전자를 발생시키는 ‘돌’ 이야기를 읽었어요. 하나님이 주신 생각 같은데, 이를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 고민하기 시작했죠. 그 고민이 전기를 절감하는 방법으로 이어지게 된 거예요.”

그는 반지하 월세를 전전하며 제품을 연구했다. 월세 낼 돈이 없어 짐은 이삿짐센터에 맡기고 처자식은 부모 집에 들여보냈다. 그리고 2년간 경기도 수원에 가게를 얻어 소파에서 잠을 자며 제품화했다. 사채를 쓰기도 했다.

최 대표는 그 절박한 상황에서 하나님을 만났다고 고백했다. 무엇보다 하나님은 사람을 붙여주시고 판로를 열어주셨다고 말했다. 한 지인의 도움으로 서울에 사무실을 열었고 중국에서 문의가 들어와 계약을 체결했다. 그때가 2007년. 이어 말레이시아 스페인에서도 주문이 들어왔다. 7개월 만에 사채를 갚았고 사업이 확장되면서 2017년 선박에 포스를 설치하기 시작했으며 자리를 잡았다.

사업을 하는 중에 신학도 공부했다. 2006년 예장 중앙 교단 산하의 중앙총회신학에 입학했다. 최 대표는 “신학을 공부했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은 사업을 통해 세상을 돕고 선교하라는 것이었다며 지금도 사업가라기보다 선교사라는 마음으로 헌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의 여동생은 인도에서 20년째 선교사로 활동 중이다.

그의 꿈은 선교다. 선교 지원이고, 한국교회를 섬기는 것이다. 그는 “포스를 통해 교회를 돕고 선교지를 돕고 이 세상을 돕게 하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지난 5월 하나님의 선한 사업을 묵묵히 수행한 공로로 국민일보가 주는 ‘2022 국민 미션어워드’를 수상했다.

글·사진=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