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의 평화를 지켜온 기독여성들의 노력을 듣고 서로 격려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한국YWCA연합회(회장 원영희)는 6일 경기도 파주 출판도시 내 지지향에서 국제여성평화포럼을 열고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일본 한국 4개국 YWCA의 사례를 나눴다. 한국을 제외한 3개국 발제자는 줌(Zoom)으로 참여했다.
전쟁과 분쟁의 한복판에 있는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기독여성들은 상처 입은 이들을 치유하는 일에 적극 나서고 있었다. 나탈리아 울리아네츠 우크라이나YWCA 회장은 “러시아의 침략으로 인해 피란을 떠난 650만명 중 3분의 2는 여성과 어린이다. 실향민 여성들은 어린이 장애인 노인을 돌보는 부담을 떠안고 있으며, 고향에 남은 여성들도 직장을 잃어 기본적인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울리아네츠 회장은 정전으로 예정된 시간에 발표를 하지 못했을 만큼 현지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우크라이나YWCA는 전쟁으로 심리적 충격을 받고 우울증과 상실감을 겪는 이들을 위한 심리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울리아네츠 회장은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는 다른 나라에서 발생하는 각종 분쟁이 멀게만 느껴졌다”며 “우리는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폭력에 무관심해서는 안 되며 전능하신 하나님의 뜻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영토 분쟁 중인 팔레스타인은 코로나19 이후 빈곤율이 29.9%에 달하며 여성에 대한 가정 폭력도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아말 타라치 팔레스타인YWCA 사무총장은 “현지 기독여성들은 원격 근무나 전자상거래 등 취업을 위한 전문 교육을 청년들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농업 및 농촌 공동체 활성화, 팔레스타인 전통문화 보호 등을 통해 모든 팔레스타인인의 회복력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히구치 사야카 일본YWCA 부회장은 일본 정부가 다른 나라와의 전쟁을 합법화하는 헌법 개정을 시도하고 있고 기독여성들은 이를 저지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숙진 전 한국YWCA연합회 Y아카데미 위원은 그동안 연합회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진행했던 탈북민 교육과 직업훈련, 북한 어린이 돕기 운동,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등을 소개했다. 김성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여성은 물리적 전쟁뿐 아니라 일상에서 다양한 폭력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가부장제 성폭력 성차별 등에 맞서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럼 후 100여명의 참가자는 평화를 위한 기도를 드렸으며 7일에는 임진각에서 여성평화순례 ‘한라에서 백두까지’를 열고 평화통일을 위한 마음을 모을 예정이다. 원영희 연합회 회장은 “여성들이 피해자의 위치를 넘어 정의와 변화를 위해 평화의 실천을 하고 있다”며 “이 자리가 상호 연대하며 공동의 실천을 만들어 가는 초석이 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파주=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