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이후 교회 부흥의 동력은 무엇일까. 많은 교회와 목회자들이 애타게 찾고 있는 해답의 열쇠는 오직 성령에 있다고 저자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단일교회 목회자로, 한국교회 지도자로 꼽히는 저자가 공식 석상이든, 사석에서든 줄곧 입에 달고 다니는 용어는 ‘성령충만’이다.
책에서는 성령의 역사부터 시작해 성령세례와 성령충만, 성령의 은사, 성령의 열매를 다양한 비유와 사례를 곁들여 설명한다. 저자는 “기독교 신앙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교리가 삼위일체 교리”라면서 “삼위일체 교리를 온전히 이해하려면 성령을 다루는 신학적 해설에 대한 배경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령에 대해 두루뭉술하게 알고 넘어가지 말라는 경고이면서 제대로 알고 신앙생활을 하라는 권면이다.
성령충만함과 그렇지 않은 상태를 쉽게 구분하는 방법이 있다. 교회를 아무리 오래 다녀도 성령충만하지 않으면 자기 뜻대로 예수님을 믿는다. 성질부릴 거 다 부리고 소리칠 거 다 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는 성령충만이 아니라 ‘자기충만’의 모습이다. 근본 문제가 다 여기에서 출발한다”고 꼬집는다.
신앙인들을 유혹하는 이단·사이비 문제의 근원에는 성령과 말씀이 균형을 이루지 못해 발생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성령은 진리의 영이고 진리는 말씀이며, 말씀의 주체는 예수 그리스도”라면서 “많은 사람이 영적으로는 예민하지만, 말씀 위에 바로 서지 못해 이단과 미혹의 영에 빠진다”고 진단한다. 출발은 성령으로 했다가 악한 영으로 끝을 맺지 않으려면 매일 붙들고 살아야 하는 게 말씀이라고 강조한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성령의 9가지 열매와 더불어 9가지로 구분한 성령의 은사에 대한 설명이다. 은사는 인간의 인격과 상관없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해 주어지는 선물인데, 성령의 열매가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은사에 빛이 난다.
성령의 열매 없이 은사를 받으면 쉽게 교만해진다. 일례로 병 고치는 은사를 가진 성도가 ‘(성령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내가 기도하니까 병이 나은 거야’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목회자나 교회 직분자들이 흔히 빠질 수 있는 믿음의 함정이다. 성경에서 말하는 성령을 깊이 이해하고, 성령충만한 삶을 갈구하는 이들을 위한 ‘성령 안내서’라 할 만하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