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함께하는 설교] 골방에서 열방으로!

입력 2022-07-08 03:05

올해 다일공동체는 감사할 일이 참으로 많습니다. 6월 30일은 ‘베트남 다일공동체’, 8월 8일은 ‘미주 다일공동체’, 10월 4일은 ‘다일천사병원’이 문을 연 지 만 20년이 됩니다. 청량리 ‘밥퍼’에서 시작한 나눔 운동이 현재 11개 나라, 22개 기관으로 늘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주님의 은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신학생 시절, 하나님은 저를 유럽으로 이끄셨습니다. 어떤 분들은 한국도 모자라 해외 못 사는 곳까지 나아가 밥퍼를 하느냐고 안 좋게 말하지만, 주님께서는 정말 철저하게 저를 낮추시고 준비시켜서 골방에서 열방으로 나가게 하셨다고 증언합니다.

제가 ‘밥퍼’ 나눔을 아직 꿈도 꾸고 있지 못할 신학생 시절에 선교사가 되고 싶어서 인도네시아에 단기선교 훈련을 받으러 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장신대 오성춘 교수님이 부르셨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저에게 신성한 장소를 포함해 유럽 10개국 방문 팀에 도장을 찍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알고 보니, 선배 목사님들만 성지순례를 하게 되어 있었는데, 그중 한 분이 갑자기 장례로 인해 못 가게 되었고, 환급이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권을 만들어 놓은 사람도 없었고, 마침 인도네시아에 가려고 여권을 만들어 놓고 있었던 저를 끼워놓은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모두 하나님의 다스림이었습니다. 저는 그 여행을 통해서 유럽 선진 국가들의 인간을 향한 배려, 즉 선진국의 사회복지 현장을 직접 가보고, 배울 수 있었던 아주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러니깐 이미 주님은 오래전부터 미리 계획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아름다운 눈과 마음을 가져야 천국이 보입니다. 가는 곳마다 가이드들은 유럽 사회에서는 사회적 소수자와 장애인들을 위해서 이렇게 친절히 대한다고 자세히 설명해 주었고, 그때마다 저는 눈물이 났습니다. 그러자 가이드는 “자네가 지금 흘리는 눈물을 나중에 40대, 50대가 되어서도 계속 흘리면 자네는 복지한국을 이루는 귀한 일꾼이 되어 있을 것이네…”라고 말했습니다.

그 여행 기간 아름다운 제네바의 호숫가에서, 아침 일찍 헝가리에서 오신 목사님 한 분을 만났습니다. 서로 짧은 영어로 호숫가 경치가 너무 환상적이라고 ‘원더풀, 아름다운’이라고 계속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그때 헝가리에서 온 목사님의 말씀을 평생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호수가 아름다운 것이 아닙니다. 제네바시가 아름다운 것이 아닙니다. 이 호수를 바라보는 당신의 마음이 아름답고, 제네바를 바라보는 당신의 눈빛이 아름다운 것입니다.”

그날 이후 저는 환경이 아름답다고, 세상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바라보는 내 마음을 지키고 내 마음에 아름다운 천국이 이뤄져야 그 어디를 가더라도 천국을 누리고 사는 것임을 가슴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시 골방에서 열방을 꿈꾸며 하나님의 계획인 줄 믿습니다. 코로나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더욱 어려워하고 있는 소외계층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마음을 활짝 열고, 우리 눈을 열어서 지구촌 곳곳에 흩어져 있는 세계 모든 나라 사람들의 행복을 간절히 생각하며, 골방에서 열방을 꿈꾸며 해외 선교사를 초대해 제자를 훈련해 해외로 보내야 합니다.

우리가 후원하는 것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각 해외에서 그 일꾼들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아낌없이 나누어야 합니다. 이것이 오늘날 대한민국을 들어 쓰시는 하나님의 계획인 줄 믿습니다.

최일도 목사(다일공동체 대표)

◇다일공동체는 1988년 청량리에서 밥상나눔을 시작으로 전 세계 11개국 22개 분원에서 밥퍼와 빵퍼(급식지원)과 꿈퍼(교육지원), 헬퍼(의료지원) 등을 진행하고 있는 토종 국제 NGO입니다.

●이 설교는 장애인을 위해 사회적 기업 ‘샤프에스이’ 소속 지적 장애인 4명이 필자의 원고를 쉽게 고쳐 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