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7일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심의를 목전에 두고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최고위원회의 이후 공개 발언을 자제해 왔다. 자신을 둘러싼 ‘성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대한 징계를 심의하는 윤리위 회의 전까지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한 ‘의도적 침묵’으로 해석됐다.
그랬던 이 대표가 5일 침묵을 깨고 윤리위의 배후로 ‘친윤(친윤석열)’계를 지목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자신을 향한 당 내부의 공격에 대해 “소위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라고 하는 세력 쪽에서 들어오는 게 명백하지 않으냐”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난 4월) 윤리위 징계 절차가 시작된 이후 당 혁신위원회 활동뿐 아니라 제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에 대해서도 공격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윤리위 뒤에 윤핵관이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누군가가 ‘윤리위가 이러고 있는 김에 우리가 하자’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 까마귀가 날자 배가 떨어졌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이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손절이 웬 말이냐. 익절이지”라고 썼다. 친윤 세력이 자신을 내치는 것은 ‘손절(손해를 감수하고 파는 일)’이 아니라 ‘익절(이익을 본 뒤에 파는 일)’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사실상 ‘토사구팽’ 하고 있다는 주장을 전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자신과 충돌해온 배현진 의원이 4일 최고위원회의 보이콧을 선언한 것에 대해선 “본인이 나오기 싫다는데 뭐라고 하겠는가”라고 답했다.
배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배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안 했다. 물의 빚어 송구하다’ 이 열 자의 말, (이 대표) 스스로가 확신을 가지고 했다면 간단히 해결됐을 일을 대체 몇 달째인지”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한 주는 그를 믿고 지지했던 많은 이들에게 너무나 아쉽고 또 가혹하지 않은가. 해야 할 말만 하시라”고 공격했다.
배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도 “윤리위가 징계 절차에 돌입한 것은 전적으로 이 대표 본인 때문”이라며 “이 대표가 당의 혼란을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윤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의 거친 언행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정재 의원은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조금 더 절제된 행동을 하면 신뢰를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당 운영 방식과 발언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내년 전당대회에서 이기면 된다”고 맞받았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