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물가시대 ‘공포’ 체감물가 더 올랐다

입력 2022-07-06 04:02

ℓ당 평균 2000원을 웃도는 기름값이 물가 시계를 1998년 외환위기 수준으로 되돌렸다. 기름값을 필두로 외식 등 서비스 요금과 식료품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24년 만에 6%대를 돌파했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 상승폭은 더 컸다. 공급망 불안정과 치솟은 환율 등 외부 요인이 주원인으로 당분간 국민 모두가 물가 고통을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6.0%를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물가상승률이 6%를 넘어선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기금 신청 등 위기가 닥쳤던 98년 11월 이후 23년7개월 만이다. 당시 외환위기 여파로 일시적으로 급등한 물가는 1년가량 유지됐었다. 그때와 달리 이번에는 급속하게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2월만 해도 3%대였던 물가상승률은 4개월 만에 배 가까이 뛰었다.


기름값이 물가를 끌어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품목별로 봤을 때 석유류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9.6% 급등했다.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휘발유와 경유는 ℓ당 평균 2144.90원, 2167.66원씩으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먹거리 가격 급등 영향 역시 적지 않다. 지난달 외식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0% 뛰어올랐다. 인건비가 오른 탓도 있지만 원재료 가격 자체가 워낙 오르다 보니 상승폭이 컸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상승률은 4.8%를 기록했다. 특히 축산물 가격 인상폭이 두드러진다. 수입쇠고기(27.2%)와 닭고기(20.1%) 돼지고기(18.6%) 모두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물가상승률을 보였다.

고물가 국면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정한 상황에다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원자재 수입 비용이 크게 높아졌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300원을 넘어선 상태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외환위기 때도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입 비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환율만 높았던 당시와는 달리 원자재 가격 자체가 높다 보니 정부 차원 대책도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