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이 나타나면서 올해 각 교회 여름 성경학교가 확산 진원지가 되지 않을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5일 “방심은 금물”이라며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영장에서는 물놀이용 마스크 착용을 권했다. 일선 교회들은 여러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기획하면서도 방역 수칙을 준수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를 둔 한 성도는 요즘 걱정이 많다. 그는 “아이가 다니는 학교 교실에서 전체 인원 15% 이상이 코로나에 확진되면서 최근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됐다”며 “교회에서 여름 성경학교를 한다는데 보내도 될지, 보냈다가 코로나에 걸리면 어쩌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이런 걱정을 하는 부모가 많다 보니 현장 교회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수도권의 한 교회 사역자들은 지난주 회의에서 “여름 성경학교에 자녀를 보냈다가 코로나에 확진되면 모두가 곤란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코로나가 확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얘기를 나눴다. 경기도 용인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는 간식 시간에 각별히 주의할 예정이다. 새에덴교회 관계자는 “식당에 칸막이를 다 설치하고 그 안에서만 간식을 먹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 성동구 성락성결교회(지형은 목사)는 9일부터 유아부(4~5세)를 시작으로 어린이 여름 사역을 진행한다. 마스크 착용은 기본으로 하고 교회 식당보다 더 큰 부속실에서 식사하며 코로나 대유행 시기에 버금가는 거리두기를 시행한다. 소년부(초등 4~6학년) 담당 이현준 목사는 “물놀이를 하는 부서는 밖으로 나가지 않고 교회 안에 설치한 풀장을 이용해 아이들 간 접촉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했다.
최보인 한국위기관리재단 훈련원장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지 3개월 차에 접어들다 보니 심리적으로 느슨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물놀이가 교회 수련회 프로그램에 포함된 경우 더욱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했다.
코로나는 침방울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이 가장 중요하다. 최 훈련원장은 “실내로 들어갈 때 마스크 없이 입장하거나 젖은 마스크를 쓴 채 입장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 또 참가자가 많기 때문에 수시로 안전 사항을 안내해야 한다”며 “발수와 방수가 되는 물놀이용 마스크를 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청주주님의교회(주서택 목사)는 코로나가 아직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여름 프로그램을 최소화한다. 코로나 이전엔 5개 이상 프로그램을 진행했지만, 올해는 중고등부의 제주도 3박 4일 비전트립 1개만 진행한다. 청주주님의교회 관계자는 “코로나의 위세가 여전한 만큼 방심했다간 위험해질 수 있다”며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방역 규정을 준수할 방침”이라고 했다. 중고등부 이상의 경우 소그룹 단위로 서로 안전 지킴이가 되도록 사전 교육을 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사전 교육을 위해 한국위기관리재단(kcms.or.kr)이 제작한 교회 수련회 안전교육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다.
강주화 최기영 박용미 최경식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