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히어로’ 토르(크리스 헴스워스)의 삶은 녹록지 않았다. 이복동생 로키와 싸워야 했고 어머니와 아버지를 잃었다. 여자친구 제인(나탈리 포트만)은 갑자기 떠나버렸다. 토르는 나무 밑에서 명상을 하기 시작한다. ‘이제 난 뭘 해야 하는가’.
토르가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고민하며 ‘이너 피스’를 외칠 때 우주의 모든 신을 몰살하려는 고르(크리스찬 베일)가 등장한다. 여기저기서 도움을 요청해 토르의 안식 계획은 결국 중단된다. 뉴 아스가르드의 왕이 된 발키리(테사 톰슨)와 함께 고르에 맞서려는 순간, 낯익은 얼굴이 토르의 상징 ‘묠니르’를 들고 나타나 놀라게 한다. 8년 전 헤어진 제인이다.
마이티 토르로 변신한 제인, 발키리, 코르그(타이카 와이티티)와 토르는 고르와 싸움에 나선다. 제우스(러셀 크로우)에게 고르의 만행을 알리고 지원을 부탁하러 가지만 신들의 세상은 이들이 기대한 모습이 아니다. 결국 싸움에 나서야 하는 건 토르와 동료들, ‘갓’ 매치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토르: 러브 앤 썬더’는 토르의 네 번째 솔로 무비다.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나는 토르의 모습과 그런 토르에게 깨달음을 주는 캐릭터들이 한 편의 성장기를 완성한다. 나탈리 포트만, 크리스찬 베일, 러셀 크로우 등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믿고 보는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전편 ‘토르: 라그나로크’에 이어 이번에도 직접 연기하며 연출까지 맡은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은 슈퍼 히어로와 인간, 빌런의 모습에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보편적 감정을 투영했다. 사랑하는 이를 지키고 함께하고 싶은 마음, 나를 괴롭힌 이에게 고통을 갚아주고 싶은 마음이 캐릭터들을 움직인다.
‘다크 나이트’ 시리즈에서 배트맨 역으로 압도적 존재감을 뽐낸 크리스찬 베일의 연기는 이번에도 예상을 뛰어넘는다. 그는 고르 역을 소화하기 위해 삭발까지 감행했다. 무엇보다 이 빌런은 관객에게 공감을 준다. 전지전능한 신은 사막 한가운데서 딸이 죽어갈 때 고르의 기도를 모른 척했다. 그의 행동은 나쁘지만, 인간을 돌보지 않는 신에 대한 분노는 이해할 만하다.
업그레이드된 토르의 모습을 선보이기 위해 크리스 헴스워스는 12개월간 수영과 무술을 훈련했다. 처음으로 슈퍼 히어로 캐릭터에 도전한 나탈리 포트만은 근육을 늘리고 격투, 와이어 액션 등 다양한 훈련을 소화했다.
와이티티 감독은 “나탈리 포트만에게 이전에 했던 연기를 반복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를 위해 캐릭터의 새로운 면을 만들고 재미를 부여하려 했다”고 말했다.
주연 배우들의 진지한 연기에 눈물이 고일 때쯤 마블과 토르의 팬들이 반길 만한 유머 코드가 속수무책 등장한다. 개봉을 하루 앞둔 5일 오전까지 35만장에 육박하는 사전예매량을 기록했다. 쿠키영상은 두 개다. 러닝타임은 119분.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