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독립기념일인 4일을 전후로 한 주일 예배에서 애국심을 표출하는 설교와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는 미국 목회자들의 비율이 6년 전과 비교해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CT)가 보도했다(사진).
미국에서는 독립기념일을 전후로 교회의 주일 예배 때 애국심을 과도하게 반영한 설교를 하거나 여러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걸 두고 하나님께 드려야 할 예배가 국가를 위한 예배로 변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4일 CT가 여론조사 기관인 라이프웨이리서치의 설문조사를 인용,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1000명의 개신교 목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6%가 미국의 독립을 기념하기 위해 주일 예배에 애국적인 요소를 포함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2016년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 중 61%가 그렇다고 답한 것과 비교해 다소 줄어든 수치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이후 애국심과 예배의 분리를 원하는 추세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에서 예배에 애국적 요소를 포함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한 목회자 비율은 42%에 달했다.
교단적으로는 오순절교회(77%)와 독립교단(70%) 소속 목회자가 애국적 요소가 예배에 가미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 반면, 감리교 루터교 장로교 소속 목회자는 각각 52%, 48%, 44%만이 그렇다고 답해 비교적 낮은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한편 응답자 38%는 교회에 성조기를 게양한다거나 예배에 애국적 요소를 도입하는 등 국가에 대한 사랑이 때때로 하나님에 대한 사랑보다 과도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53%의 응답자가 “교회가 하나님보다 국가에 더 많은 헌신을 한다”고 답한 2016년 조사 결과와 비교해 현저히 감소한 수치다.
스콧 맥코넬 라이프웨이리서치 사무총장은 CT와의 인터뷰에서 “6년간 많은 목회자가 예배에서 우상 숭배 수준의 애국적 요소가 줄어들고 있다는 걸 확인한 조사였다”면서 “다만 여느 우상 숭배와 마찬가지로 하나님보다 국가를 우선시하려는 유혹은 언제든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