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역습에 ‘울고’- 전북, 역전에 ‘웃고’… 분위기 뒤바뀐 ‘현대 형제’

입력 2022-07-04 04:06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6월 A매치 휴식기 이후 돌아온 K리그1에서 ‘현대가’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분위기가 180도 뒤바뀌었다. 17년 만의 우승 청신호를 밝혔던 울산은 독주체제를 굳히지 못했고, 지난 3시즌 역전 우승을 거둔 전북은 또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울산은 2일 경북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K리그1 19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동해안 더비’에서 0대 2로 졌다. 포항의 역습에 도리 없이 당했다.

전반 14분 울산의 코너킥이 포항 수비에 막혔고 곧장 역습이 이어졌다. 포항 신진호가 우측으로 쇄도하는 고영준에 스루패스를 찔러줘 순식간에 울산 뒷문이 열렸다. 고영준은 골키퍼와 쫓아오던 수비 2명을 속이고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김승대에게 패스했고 김승대가 골망을 갈랐다. 울산은 후반 8분 또 한 번 역습상황에서 김승대에게 헤딩골을 헌납하며 완패했다.

울산이 역습에 울었다면 전북은 역전에 웃었다. 전북은 같은 날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김천 상무와 19라운드에서 2대 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전북은 전반 22분 연제운에게 헤딩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후반 12분 쿠니모토의 동점골과 35분 구스타보의 역전골로 승리했다. 이번 시즌 첫 역전승이다.

K리그1 우승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울산(승점 40)은 1위를 지켰지만 2위 전북(승점 35)이 승점 차를 5점으로 좁히며 턱밑까지 추격했다. 6월 A매치 휴식기 직전까지 울산은 11승 3무 1패(36점)로 독주하며 전북(7승 4무 4패)에 11점 앞섰다. 하지만 울산이 휴식기 후 최근 4경기에서 1승 1무 2패에 그친 반면, 전북은 3승 1무를 거뒀다. 시즌 중반인 만큼 언제든 역전이 가능하다.

울산으로선 악몽이 재연되기 전에 부진의 늪을 탈출해야 한다. 울산은 2019~2021 3시즌 연속 중후반까지 주도권을 잡았다가 전북에 역전 우승을 내준 쓰라린 경험이 있다. 이번 시즌은 13라운드 기준, 최근 4년 중 가장 많은 승점 차를 벌리며 독주체제를 굳히나 싶었으나 5점 차까지 추격받는 신세가 됐다. 전북은 16라운드 울산과 맞대결에서 승리한 게 추격의 시발점이 됐다.

각각 승점 30점으로 선두권 진입을 호시탐탐 노리는 포항과 제주 유나이티드가 선두 경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제주는 이번 시즌 홈과 원정에서 전북에 모두 2대 0 승리하며 천적으로 거듭났다. 제주는 지난 시즌에도 전북과 3경기에서 3무로 선두 싸움의 발목을 잡았다. 포항도 울산과 전북에 모두 1승 1패를 주고받으며 쉽사리 승점을 내주지 않고 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