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맞이했다. 당 윤리위원회는 오는 7일 이 대표를 둘러싼 ‘성상납 관련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대한 징계를 심의한다. 이 대표의 정치 생명을 가를 윤리위를 앞두고 이 대표가 이른바 ‘윤심(尹心)’ 잡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윤 대통령 내외를 영접했다. 사전에 예고되지 않은 깜짝 일정이었다.
이 대표가 먼저 대통령 귀국 행사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대통령실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JTBC 인터뷰에서 “충돌하는 일정이 없어서 다녀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서울공항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등과 함께 도열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도착하자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이번 순방 성과가 너무 좋았다. 나토에서 (대한민국이) 역할을 한다는 것은 외교적으로 큰 의미’라는 취지의 덕담을 건넸다고 한다.
앞서 윤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스페인으로 출국할 때는 이 대표 대신 권성동 원내대표와 송 수석부대표가 서울공항을 찾았다. 이 대표는 같은 시간 국회에서 열린 최재형 의원 주최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를 두고 이 대표와 대통령실 간의 불편한 기류가 드러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윤 대통령이 윤리위 징계 심사를 앞둔 이 대표에 대해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치권에선 당 상황이 이 대표에게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기류가 강하다. 이 대표는 최근 친윤(친윤석열) 의원들과 공개 설전을 벌였다. 지난 30일에는 친윤계로 꼽히는 박성민 당 대표 비서실장까지 사임 의사를 밝혔다.
결국 사면초가에 빠진 이 대표가 윤리위 전까지 윤 대통령과의 스킨십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이 대표의 전략이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은 윤리위를 포함한 당 현안에 개입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선을 그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