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영국·체코와 원전 협력 논의… 마지막날까지 세일즈 외교

입력 2022-07-01 04:03
윤석열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영 정상회담에 참석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윤 대통령과 존슨 총리는 원전 산업 분야 협력을 논의했고, 양국 관계의 미래 비전을 담은 ‘한·영 양자 프레임워크’를 채택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마지막날인 30일(현지시간)에도 체코·캐나다·영국 등 3개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하는 등 ‘정상 세일즈 외교’를 이어갔다. 스페인 경제인들과 오찬 간담회도 가졌다. 윤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가 열렸던 스페인 마드리드에 28∼30일 머물며 가진 양자 정상회담은 모두 10차례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 한·체코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원전산업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직접 한국 원전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피알라 총리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윤 대통령은 체코가 지난 3월 입찰을 개시한 두코바니 신규 원전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피알라 총리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윤 대통령이 마드리드에 머물던 지난 28일 체코를 방문해 원전 수출 여부를 타진했다. 피알라 총리는 “한국 기업의 원전 기술력과 경험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이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가진 한·캐나다 정상회담에서 리튬·니켈·코발트 등 핵심 광물의 공급망 분야 협력을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양국 협력을 인공지능, 저탄소 에너지 등 미래 산업을 중심으로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윤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한·영 정상회담에서도 원전산업 분야 협력이 논의됐다. 양국 정상은 또 양국 관계의 미래 비전이 담긴 ‘한·영 양자 프레임워크’를 채택했다. 한·영 양자 프레임워크는 ‘정무’ ‘공동가치’ ‘글로벌 공공재’ ‘무역과 번영’ ‘국방·안보’ 등 5개 분야 27개 항목과 관련해 양국 간 협력 방향과 이행 방안을 담고 있다. 양국 정상이 프레임워크를 이날 채택한 것은 팬데믹·기후변화 등 글로벌 현안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만다린 오리엔탈 리츠 호텔에서 열린 스페인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동포 여러분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면서 “여러분은 세계 어느 나라, 어느 곳에 있어도 대한민국의 소중한 국민”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면담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과의 면담은 당초 지난 28일로 예정됐으나 나토 측이 면담을 연기하면서 한 차례 무산된 끝에 다시 마련됐다.

윤 대통령은 “한국의 주나토 대표부 개설로 양측 간 소통이 제도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핵 문제는 역내 평화·안정 및 국제 비확산 체제에 중대한 위협”이라며 나토의 관심과 협력을 당부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이번 나토 회의에 윤 대통령이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 참석한 데 대해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에 대한 나토의 지지와 지속적인 공조 의지를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스페인 최대 에너지기업인 ‘이베르드롤라’와 해상풍력발전사인 ‘오션윈즈’, 산업폐기물 처리 전문 기업인 ‘베페사’ 대표 등 스페인 경제인들과 오찬을 갖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양국 기업 간 협력 상황을 점검했으며 기업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마드리드=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