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마지막날인 30일(현지시간)에도 체코·캐나다·영국 등 3개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하는 등 ‘정상 세일즈 외교’를 이어갔다. 스페인 경제인들과 오찬 간담회도 가졌다. 윤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가 열렸던 스페인 마드리드에 28∼30일 머물며 가진 양자 정상회담은 모두 10차례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 한·체코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원전산업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직접 한국 원전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피알라 총리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윤 대통령은 체코가 지난 3월 입찰을 개시한 두코바니 신규 원전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피알라 총리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윤 대통령이 마드리드에 머물던 지난 28일 체코를 방문해 원전 수출 여부를 타진했다. 피알라 총리는 “한국 기업의 원전 기술력과 경험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이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가진 한·캐나다 정상회담에서 리튬·니켈·코발트 등 핵심 광물의 공급망 분야 협력을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양국 협력을 인공지능, 저탄소 에너지 등 미래 산업을 중심으로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윤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한·영 정상회담에서도 원전산업 분야 협력이 논의됐다. 양국 정상은 또 양국 관계의 미래 비전이 담긴 ‘한·영 양자 프레임워크’를 채택했다. 한·영 양자 프레임워크는 ‘정무’ ‘공동가치’ ‘글로벌 공공재’ ‘무역과 번영’ ‘국방·안보’ 등 5개 분야 27개 항목과 관련해 양국 간 협력 방향과 이행 방안을 담고 있다. 양국 정상이 프레임워크를 이날 채택한 것은 팬데믹·기후변화 등 글로벌 현안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면담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과의 면담은 당초 지난 28일로 예정됐으나 나토 측이 면담을 연기하면서 한 차례 무산된 끝에 다시 마련됐다.
윤 대통령은 “한국의 주나토 대표부 개설로 양측 간 소통이 제도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핵 문제는 역내 평화·안정 및 국제 비확산 체제에 중대한 위협”이라며 나토의 관심과 협력을 당부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이번 나토 회의에 윤 대통령이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 참석한 데 대해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에 대한 나토의 지지와 지속적인 공조 의지를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스페인 최대 에너지기업인 ‘이베르드롤라’와 해상풍력발전사인 ‘오션윈즈’, 산업폐기물 처리 전문 기업인 ‘베페사’ 대표 등 스페인 경제인들과 오찬을 갖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양국 기업 간 협력 상황을 점검했으며 기업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마드리드=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