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살 길… 대구·경북 대학들 ‘반도체 학과’ 추진

입력 2022-07-01 04:03
경산지식산업지구 내 대구가톨릭대 산학융합로봇캠퍼스 조감도. 대구가톨릭대 제공

대구·경북 대학들이 잇따라 반도체 학과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대학들이 반도체 인재 육성에 희망을 걸고 있다.

대구가톨릭대학교는 2023학년도에 반도체대학을 신설한다고 30일 밝혔다. 새 정부가 반도체 산업 투자와 인력양성 지원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 속에서 반도체 인재 교육 분야를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반도체대학은 3년 8학기 제도로 운영된다. 반도체전자공학과, AI자동화로봇학과, 반도체공정학과를 만들어 설계, 공정, 패키징, 테스트, 장비 등 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다룰 계획이다.

급변하는 반도체 시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입학 첫해는 2학기, 나머지 2년은 각각 3학기로 학사를 운영한다. 학사 편입, 일반 편입학 제도를 활용해 관련 학과 재학생 유입을 장려할 방침이다.

경북대학교는 반도체 전문인력을 연간 400명 이상 배출하는 ‘반도체 전문대학원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석사 연계 과정을 통해 반도체 실무 인재 50명, 석·박사 연계 과정을 통해 반도체 고급 인재 50명 등 100여명의 관련 인재를 매년 배출할 계획이다. 또 소재, 공정, 설계, 시스템반도체 등 반도체 산업 생태계 관련 연계 분야를 통합하는 ‘학제간 융합 대학원 과정’을 통해 연간 300여명의 인재를 배출할 방침이다.

이미 관련 학과나 교육 과정을 보유한 대학들도 학과 홍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대구대학교는 최근 ‘2022년 반도체기업 특화 채용박람회’를 개최했다. 대구대는 2017년부터 반도체 직무아카데미를 운영 중으로 지금까지 300명이 취업에 성공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영진전문대학교도 반도체전자계열 2021~2022년 졸업자 취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 반도체 관련 기업체 취업자가 200명에 달한다는 점을 알리고 있다.

지역 대학들은 정부의 반도체 인재 양성 적극 지원 방침에 발맞춰 관련 학과를 만들고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 대학들이 반도체 학과 신설 등 첨단 분야 정원 확대에 나설 경우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