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급 실적 파티를 벌였던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는 증시 침체 여파로 부침을 겪고 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실적 악화가 예상되고 주가 전망치도 하향세다. 일부 중소형 증권사는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조정됐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 증권사 8개사(다올·대신·메리츠·미래에셋·삼성·키움·한국·NH)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1조3391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2조363억원)보다 34.2% 감소한 수준이다. 영업이익도 33.9% 하락한 1조760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2320억원, 2122억원으로 41%, 33.8%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으며 키움증권(-23.8%), 미래에셋증권(-22.5%)도 실적 쇼크가 예상됐다.
증권사의 목표주가도 줄줄이 하락했다. NH투자증권은 전날 한국투자증권 목표주가를 11만원에서 9만5000원으로 13.6% 내렸다.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채권평가손실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증권 목표주가는 5만1000원에서 4만8000원으로 5.88% 하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 목표주가를 1만34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10.45% 낮춰 잡았다.
일부 중소형 증권사는 신용등급 전망이 낮아졌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최근 상반기 증권사 정기평가 보고서에서 SK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주식 거래 감소에 따른 중개수수료 감소가 지목된다. 지난해 1월 42조원 이상이었던 하루 평균 주식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16조원대까지 쪼그라들었다. 투자자예탁금 잔고도 지난해 3분기 70조원 내외에서 최근 50조원대로 크게 줄었다.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윤재성 나신평 수석연구원은 “물가 상승 압력과 기준금리 상단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위탁매매 부문의 위축과 운용손실 확대로 인한 증권업 수익성 저하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