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친문(친문재인)계를 대표하는 전해철 의원에 이어 홍영표 의원까지 8월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자 친명(친이재명)계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친명 측은 ‘친문 측이 일부러 체급이 낮은 선수를 내보내 망신을 주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품고 있다.
친명 핵심 의원은 2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친문인 강병원 의원의 출마는 결국 친문의 대리인으로 뛰겠다는 얘기 아니냐”면서 “차라리 전해철·홍영표 의원이 직접 나와야지, 질 것 같으니까 당사자들은 뒤로 빠지고 ‘급’이 안 되는 선수를 내보내 본격적인 네거티브를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재명 의원의 측근은 “전해철·홍영표 의원도 이 의원과 체급이 안 맞는데, 체급이 더 낮은 후보를 출마시킨다는 것은 결국 ‘이재명 망신주기’를 하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명(비이재명) 진영은 친명계의 이 같은 의혹을 일축했다. 이낙연계 좌장인 설훈 의원은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홍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에 대해 “자신이 나서는 것보다 당의 평화와 단합을 위해 양보하겠다는 것은 일종의 희생적 결단”이라고 치켜세웠다.
이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에 대한 친문 진영의 거부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한 친문 의원은 “이 의원이 나이가 어린 재선 의원들과 경쟁해서 당대표가 된다 한들 영이 서겠느냐”며 “당을 혁신하겠다고 나왔는데, 소장파 의원들을 힘으로 다 눌러버리면 그게 욕심이지, 혁신이냐”고 반문했다.
이런 상황에서 재선의 강병원 의원이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중 처음으로 당대표 선거 출사표를 던졌다. 친문으로 분류되는 강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만연한 온정주의 및 패배의 무기력함과 단호히 결별하고, 철저한 반성·혁신·통합·단결로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라고 당원이 명령한다”며 “전당대회가 계파싸움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뛰어넘어 통합의 싹을 틔우기 위해 출마했다”고 밝혔다.
강병원 의원을 시작으로 강훈식 박용진 박주민 의원 등 97그룹 재선 의원들도 조만간 당대표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최승욱 오주환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