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나양 가족 아우디 차량 발견… 비극으로 끝난 한 달 살기

입력 2022-06-29 04:03
해경과 경찰이 28일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 방파제 앞바다에서 발견된 조유나양 가족의 아우디 차량에서 여행용가방을 건져 올리고 있다. 실종됐던 조양 가족은 차량 내부에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전남 완도에서 실종된 조유나(10)양 일가족의 차량이 28일 오후 완도군 신지도 송곡항 해상에서 발견됐다. 지난달 31일 새벽 조양 가족의 행적이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확인된 지 28일 만이다. 경찰은 조양 가족이 차량 내부에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경찰청과 완도해양경찰서는 이날 오후 5시12분쯤 송곡항 인근 방파제에서 약 80m 떨어진 바다의 가두리양식장 끝 부분 깊이 10m 물속에서 조양 가족의 아우디 승용차를 발견했다. 해경과 경찰 잠수 요원이 가두리양식장 끝에 걸린 차량을 육안으로 확인했다.

발견 당시 차량은 바다 속에서 뒤집힌 채 트렁크가 열려 있었다. 경찰은 트렁크에서 여행용 가방 등을 건져 올렸다. 경찰은 “잠수인력이 차량을 처음 발견하고 40분쯤 뒤 번호판이 일치하는지 육안으로 추가 확인했다”며 “완도 해경과 협조해 29일 오전 10시 인양작업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잠수요원의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고, 차량 창문 틴팅이 어둡게 돼있어 차 내부에 사람이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수중에서 차량 문을 열면 탑승자 소지품 등 내부 증거물이 유실될 우려가 있어 차량 전체를 그대로 인양할 방침이다.

경찰은 장기간 생활고에 시달려온 일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수사결과 조양 부모는 카드 빚이 1억여원에 달하는 등 그동안 생활고를 겪어온 것으로 밝혀졌다. 조양 가족이 생활해온 광주 남구 백운동 아파트 현관에는 신용카드사 청구로 법원이 ‘지급명령’을 결정하고 발송한 특별우편 등이 노란 딱지와 함께 붙어 있었다. 조양 부모가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봤다는 얘기도 나왔다.

직장생활을 그만 둔 조양 어머니는 신용카드사 한 곳에서만 2700여만원이 연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양 아버지 역시 컴퓨터 판매업을 하다 영업부진으로 지난해 7월 폐업했다. 경찰은 조양 부모의 카드 대금 등으로 장기간 생활을 꾸려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들이 월세를 내지 못했다는 주변 진술도 확보했다.

조양과 부모 등 3명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제주도 한 달 살기’를 하겠다며 학교에 교외 체험학습을 신청했다. 학교 측은 체험학습 기간이 끝난 지난 16일 이후에도 조양이 등교하지 않고 부모와도 연락이 닿지 않자 22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