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넌트레이스 144경기 대장정을 진행 중인 KBO리그가 이번 주중 3연전으로 반환점을 지난다. 선두 SSG 랜더스의 독주 체제가 공고한 가운데 현재 순위표는 4강 4중 2약으로 요약된다.
개막 직후부터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은 SSG는 이미 46승을 거뒀다. 역대 KBO리그에서 40승 선착 팀의 정규시즌 우승 확률은 62.9%다. 이번 주 내 50승을 달성한다면 71%로 상승한다. 2위 키움 히어로즈가 만만찮은 기세로 선두자리를 넘보지만, 6월 내내 지독한 ‘3게임 차’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3위 LG 트윈스가 키움 뒤에 바짝 붙어있고, 4위 KIA 타이거즈는 다소 처진 페이스에도 안정적 4강 구도를 형성 중이다.
5강 한자리를 놓고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가 각각 반 게임에서 한 게임 차로 촘촘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시즌 초반 상위권 경쟁에 참전했던 두산과 삼성이 6월 들어 주춤한 사이 디펜딩챔피언 KT가 무서운 기세로 5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KT의 리드 아래 중하위권 팀들이 여름 중 KIA와 격차를 얼마나 줄일지가 가을야구 판도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에이스 구창모 복귀와 외인 교체로 탄력을 받는 듯했던 NC 다이노스가 9위, 한화는 10연패 충격 속에 반등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며 10위에 자리해 2약으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시즌은 절반이나 남았고 어떤 계기로든 순위는 변화하기 마련이다.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노리는 SSG는 기대에 영 못 미치는 외인 듀오 이반 노바와 케빈 크론이 걱정거리다. 노바는 교체를 저울질하는 중이고 크론은 2군에 다녀 왔지만 여전히 존재감이 미흡하다. 다만 오원석과 이태양까지 4선발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시즌 초반 선발로 활약했던 노경은도 29일 골절상에서 복귀한다. 장기 부상에서 돌아오는 문승원과 박종훈까지 더 두꺼워질 마운드 뎁스가 SSG의 하반기 수성 동력이다.
키움과 LG는 최근 10경기 나란히 7승 3패로 호성적을 거두고도 SSG와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키움은 피로 누적으로 1군에서 말소된 타일러 애플러, LG는 내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한 붙박이 리드오프 홍창기의 공백이 현시점 최대 고민이다.
키움은 2년 연속 타격왕을 향해 순항 중인 이정후의 존재감에 더해 안우진 요키시 최원태가 이끄는 팀 방어율 1위의 마운드가 강점이다. LG는 팀 타율 출루율 장타율 OPS 모두 2위에 올라 있는 타격의 힘과 질 좋은 불펜을 앞세워 역전극을 노린다.
4강 중 입지가 가장 위태로운 KIA는 압도적 리그 1위 타격의 힘으로 버티는 중이지만 신통찮은 외인 투수 2인이 아킬레스건이다. 일단 28일 로니 윌리엄스를 웨이버 공시하고 대체 외인으로 토마스 파노니를 영입했다. KIA를 추격 중인 KT 역시 부진에 빠진 외인 에이스 데스파이네와 대체 영입 투수이지만 연착륙 가능성이 미심쩍은 웨스 벤자민 때문에 순위싸움에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기대에 못 미치는 강민호 구자욱 김헌곤 등이 부진하고 타선의 파괴력이 잠들어있는 게 문제다. 두산은 3달을 기다렸던 지난해 MVP 아리엘 미란다의 복귀전이 악몽으로 결론 나면서 연쇄적으로 부하가 걸린 마운드 운용이 고민거리다.
롯데는 원투펀치 찰리 반즈와 박세웅이 동반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선발 불펜 할 것 없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세 팀 모두 부진한 선수들의 각성 혹은 교체가 반등의 핵심이지만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NC는 주축 선수들이 대거 복귀한 뒤 잠시 기세를 탔다가 최근 3연패로 다시 흔들리는 중이다. 한화는 10연패의 사슬을 겨우 끊었으나 다시 연패에 빠지며 총체적 난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추가 전력 보강 요소도 마땅치 않아 연승으로 기세를 올리며 분위기를 반전하는 것 이외에는 뾰족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