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 자문 요청·동료의원 접촉… ‘0.5선’ 이재명의 인사정치

입력 2022-06-28 04:06
연합뉴스

이재명(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연일 ‘인사 정치’에 매진하고 있다.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0.5선 의원’으로서 선배 의원들과 최대한 접점을 넓히기 위한 의도다.

이 의원은 국회 공전이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최근에도 지역구에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국회 의원회관으로 매일 출근한다고 한다. 국회 공식 일정이 하나도 없는 27일에도 이 의원은 국회로 출근해 권노갑 김원기 문희상 임채정 정대철 등 민주당 상임고문 5명과 오찬을 함께하며 의정 활동에 대해 자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회관에서는 실무진과 현안에 관한 논의도 하지만, 틈날 때마다 동료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면담 약속을 잡는 것이 요즘 이 의원의 중요한 일과다. 하루 2~3명의 의원과 통화를 하고, 혹시 상대방이 의원회관에 있으면 ‘찾아가 인사드리겠다’고 말하는 식이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초선 의원이기 때문에 낮은 자세로 인사를 드리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며 “먼저 찾아뵙겠다고 말씀드리면 보통은 전화를 받은 의원이 ‘방들이’를 겸해 이 의원 방으로 찾아와 환담을 한다”고 전했다.

지난 2일 국회에 첫 출근한 이 의원이 그동안 이렇게 개별적으로 만난 의원이 4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 중에는 대선 때 이 의원을 도왔던 의원들도 있지만, 당내 경선 때 치열하게 경쟁했던 비이재명 진영 의원도 적지 않다.

이낙연계 좌장으로 이 의원을 겨냥해 쓴소리를 해 온 설훈 의원은 지난 22일 이 의원 사무실을 찾아와 전당대회 동반 불출마를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PK(부산·경남) 친문재인계’ 박재호 의원과 계파색이 옅은 이상헌 의원도 이 의원 사무실을 찾아 인사를 나눴다고 한다.

이 의원이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접점 폭을 넓히는 것은 대선을 거치면서 의원 그룹의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체감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재선 의원은 “대선 후보는 지지자의 전폭적 지지로 될 수 있지만, 대권을 잡기 위해서는 당의 모든 자원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낮은 자세로 의원들과 접촉하면서 ‘이재명 책임론’을 누그러뜨리려는 목적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핵심 당원들은 ‘내가 안 할 테니 너도 하지 말라, 네가 하지 않으면 나도 안 하겠다, 누구는 책임 있으니 나오지 말라’는 행태에 분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이재명계 의원들 사이에서 이 의원을 향한 불출마 요구가 분출한 것을 정면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