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문화·예술 접점으로 ‘소프트 외교’ 펼칠까

입력 2022-06-28 04:03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 마드리드로 출국하기 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환송하러 나온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는 환송 인사에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서울공항=김지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29∼30일(현지시간)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 대통령과 동행한다. 김 여사가 ‘퍼스트레이디’로서 국제 외교무대에 데뷔하는 자리다.

김 여사는 문화·예술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소프트 외교’에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기대하고 있다.

김 여사의 나토 회의 일정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윤 대통령과 함께하는 공식 일정이 있다. 이와 별도로, 나토 회의에 참석하는 다른 정상의 부인들과 배우자 세션에 참여하는 스케줄도 있다.

특히 나토 회의 배우자 세션은 문화·예술 일정 위주로 짜여 있다. 전시 기획사를 직접 운영했던 김 여사의 경험이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기대다. 김 여사는 배우자 세션에서 다양한 행사를 소화하며 각국 정상 배우자들과 친교를 쌓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의 첫 만남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20∼22일 한국을 방문했으나, 바이든 여사는 동행하지 않았다.

김 여사는 방한했던 바이든 대통령을 통해 바이든 여사에게 미국 화가 마크 로스코의 작품이 담긴 도록과 느티나무로 만든 감색 모란 문양 경대를 선물로 전달했다. 도록은 김 여사가 기획해 2015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렸던 로스코의 전시회 도록이다.

김 여사의 일정은 28일 마드리드 왕궁에서 개최되는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내외 주최 만찬으로 시작된다. 이 자리에 윤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다. 각국 정상 부부가 참석하는 첫 나토 회의 관련 공식 일정이다. 29일에는 스페인 동포 만찬 간담회에 윤 대통령과 동행한다.

배우자 세션으로는 29일 수요일 투어 일정이 예정돼 있다. 배우자 세션 첫 공식 일정이다. 김 여사는 나토 회의에 초청된 각국 정상의 배우자들과 마드리드 근교의 산 일데폰소 궁전과 왕립 유리공장을 방문한 뒤 소피아 국립 미술관에서 오찬을 가질 예정이다.

김 여사는 30일에도 스페인 왕실의 안내에 따라 왕립 오페라 극장을 방문해 오페라 리허설을 관람할 예정이다. 배우자 세션의 일환이다. 이후 별도 ‘브런치’ 일정도 잡혀 있다.

김 여사는 전시 기획사인 ‘코바나컨텐츠’를 운영하며 다양한 미술 전시회를 기획하고 개최한 경험이 있다. 김 여사가 전문성을 갖고 있는 문화·예술 분야라는 접점을 통해 각국 정상 배우자들과 더 친근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김 여사는 또 반려동물 7마리를 기르고 있어 동물 보호 이슈에 대한 대화를 나눌 가능성도 있다.

김 여사의 활달한 성격도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또한 재임 기간 해외 순방에서 각국 배우자들과 활발하게 교류하면서 ‘내조 외교’에 힘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