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동서발전이 지난 20일 발표된 ‘2021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S(탁월)등급을 받은 것과 관련해 뒷말이 무성하다. 매년 한 차례 발표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S등급이 나온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앞서 S 등급을 받았던 두 기관들과 달리 동서발전이 눈에 띄는 실적이 없다며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형태의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실시된 2008년 이후 15년 동안 S등급이 나온 사례는 3번 뿐이다. 2010년 한전이 처음으로 S등급을 받았다. 2년 뒤인 2012년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S등급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에 동서발전이 S등급을 받기 전까지 A(우수)등급이 최상위 등급이었다.
간만에 S등급이 나왔지만 이를 바라보는 타 공공기관들의 시선은 과거와 사뭇 다르다. 한전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4기 건설 사업을 수주한 공로를 인정받아 S등급을 받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경우 사상 최초 연간 5000만명 이용객 돌파와 7년 연속 세계 1위 공항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점이 주효했다는 후문이다. 반면 이번 동서발전은 재난 안전사고 예방 등 사회적 가치 구현, 발전설비 안정적 운영 외에 S등급 평가 사유가 없다. 다른 기관이 납득하기가 쉽지 않은 셈이다.
이런 상황은 이번 경영평가가 지난해 기준으로 사실상 문재인정부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억측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관세청장을 지낸 동서발전 김영문 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남고 후배다. 문재인정부에서 동서발전 사장을 역임했던 이들도 잘 나가고 있다. 기획재정부 2차관을 지낸 김용진 전 사장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윤석열정부가 임명한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역시 동서발전 사장 출신이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동서발전 S등급을 납득할 순 없지만 부러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