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 달 살기를 떠난 초등학생 자녀와 부모 등 일가족 3명이 실종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닷새째 별다른 단서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26일 광주남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한 달 가까이 행적이 묘연한 조유나(10)양과 30대 부모의 행방을 파악하기 위해 거주지 광주와 이들이 마지막으로 방문한 전남 완도 신지면 송곡항 인근에서 헬기, 드론, 경비정, 연안구조선 등을 투입해 수색했다. 이날 하루에만 100여명의 인원이 동원됐다. 또 수중초음파 반사 파동을 통해 해저 상황을 탐지하는 ‘소나’ 장비로 수중수색도 병행했다.
CCTV와 휴대전화 분석 결과 조양 가족은 지난달 24일부터 전남 완도군 신지면 명사십리 인근의 한 펜션에 묵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수영장이 딸린 펜션이었지만 가족들은 대부분 방 안에서만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펜션에서는 온수도 신청하지 않았다. 당시 펜션에 머물던 조양 가족을 봤던 목격자는 “뭔가 다른 가족과 달랐다”고 말했다.
이 가족의 마지막 행적은 지난달 30일 오후 11시쯤 이 펜션에서 목격됐다. 조양으로 추정되는 아이가 어머니의 등에 업혀 펜션을 나서는 모습이 CCTV에 담겼다. 2시간 후 펜션 인근에서 조양과 그의 어머니의 휴대전화가 각각 꺼졌고, 3시간이 흐른 지난달 31일 새벽 4시쯤에는 차로 7분 거리인 송곡선착장에서 조양의 아버지 휴대전화도 꺼졌다.
조양 가족은 완도의 ‘농촌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에도 등록하지 않았고 제주에도 입항한 기록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조양 부모가 5월19일부터 6월 15일까지로 적어 제출한 교외 체험학습 기간이 끝났는데도 조양이 학교에 오지 않자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30대 중반인 조양 부모는 컴퓨터 판매점을 해왔으나 운영난을 겪다가 최근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완도와 육지를 잇는 장보고대교 및 완도대교의 CCTV와 완도항 등의 여객선 탑승기록, 신용카드·인터넷 사용기록을 찾고 있지만 사용기록이 남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차량 추락 사고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광주=장선욱 기자, 무안=김영균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