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가 후원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로 넘어간 선수들이 제150회 디오픈(브리티시오픈)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디오픈을 주관하는 R&A는 22일(현지시간) “1860년 창설된 디오픈은 가장 역사가 오래된 대회로 개방성이 대회의 기풍이자 기본 정신”이라며 “올해 디오픈 출전 자격을 얻은 선수들은 대회에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직접적인 언급은 아니었지만, ‘개방성’과 ‘디오픈 출전 자격을 얻는 선수들은 대회에 나올 수 있다’고 명시한 점에서 LIV 골프 소속 선수도 출전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디오픈이 애초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모여 경쟁하는 것을 기본 방침으로 해온 만큼 이를 이어가겠다는 기조로도 해석된다. 세계 50위권 선수 8명이 LIV 시리즈를 택했는데, 이들이 빠진다면 세계 최고 골퍼를 뽑는다는 취지 자체가 무색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틴 슬럼버스 R&A 대표는 “우리는 7월에 세계적 수준의 대회를 여는 것에 집중하고 (150회를 맞는) 골프의 역사적인 순간도 축하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주 열린 US오픈에서도 LIV 선수들의 출전 자격 여부가 논란이 됐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LIV 시리즈에 진출한 17명의 선수에 대해 PGA 투어 주관 대회 출전 금지라는 중징계를 내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US오픈을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LIV 선수도 출전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았고 US오픈에는 양측 선수가 모두 출전했다.
R&A의 이번 결정으로 LIV 선수와 PGA 선수들은 한 달 만에 다시 격돌하게 됐다. US오픈에선 PGA 선수들이 상위권을 차지하며 LIV 선수들을 압도했다. 하지만 LIV 골프가 브룩스 켑카(미국) 등 세계 상위 랭커들을 추가로 확보한 만큼, PGA 투어 측도 안심하긴 이르다. 디오픈은 다음 달 14일 영국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루스 링크스 올드코스에서 개최된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