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귀농·귀촌 가구가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어려운 경제 여건과 치솟는 집값을 감당하지 못해 도시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은 2021년 귀농·귀촌한 가구가 전년 대비 5.6% 증가한 37만7744가구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귀농 가구는 14.9%, 귀촌 가구는 5.3% 증가했다. 어촌으로 거주지를 옮긴 ‘귀어’ 가구도 26.5% 늘어난 1135가구였다. 2020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귀농·귀어·귀촌 가구가 모두 증가했다.
이같은 ‘탈(脫)도시’ 흐름은 일자리 부족 현상이 촉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 조사에서 지난해 귀촌 인구의 34.3%는 일자리를 위해 귀촌을 결정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20대 이하의 39.1%, 30대의 34.8%가 귀촌 이유를 ‘직업’이라고 답했다. 집값 급등도 이주에 영향을 미쳤다. 귀촌 가구 중 27.1%는 주택구입, 집세 등을 전입사유로 들었다. 40대 33.5%, 50대 36.7%, 60대 39.2%, 70대 이상 37.1%가 귀촌 이유를 '주택'이라고 답했다. 일자리와 주택을 제외한 귀촌 이유는 가족(22.2%), 자연환경(4.9%) 등이었다. 청년층이 귀농·귀촌 흐름을 주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귀촌인 가운데 ‘20대 이하’(26.0%)와 ‘30대’(20.8%)의 비중이 전체의 46.8%를 차지했다. 농촌에 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고, 영농정착지원사업, 농가 빈집 지원 등 정책적 지원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여파와 도시주택 가격 상승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귀촌인 규모가 큰 상위 5개 지역은 경기도 화성시(2만2533명)와 남양주시(2만955명), 평택시(1만8976명), 충남 아산시(1만7408명), 경기 광주시(1만7396명)였다.
세종=권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