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에 살리라”… 씁쓸한 귀촌

입력 2022-06-24 04:06
국민DB

지난해 귀농·귀촌 가구가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어려운 경제 여건과 치솟는 집값을 감당하지 못해 도시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은 2021년 귀농·귀촌한 가구가 전년 대비 5.6% 증가한 37만7744가구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귀농 가구는 14.9%, 귀촌 가구는 5.3% 증가했다. 어촌으로 거주지를 옮긴 ‘귀어’ 가구도 26.5% 늘어난 1135가구였다. 2020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귀농·귀어·귀촌 가구가 모두 증가했다.

이같은 ‘탈(脫)도시’ 흐름은 일자리 부족 현상이 촉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 조사에서 지난해 귀촌 인구의 34.3%는 일자리를 위해 귀촌을 결정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20대 이하의 39.1%, 30대의 34.8%가 귀촌 이유를 ‘직업’이라고 답했다. 집값 급등도 이주에 영향을 미쳤다. 귀촌 가구 중 27.1%는 주택구입, 집세 등을 전입사유로 들었다. 40대 33.5%, 50대 36.7%, 60대 39.2%, 70대 이상 37.1%가 귀촌 이유를 '주택'이라고 답했다. 일자리와 주택을 제외한 귀촌 이유는 가족(22.2%), 자연환경(4.9%) 등이었다. 청년층이 귀농·귀촌 흐름을 주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귀촌인 가운데 ‘20대 이하’(26.0%)와 ‘30대’(20.8%)의 비중이 전체의 46.8%를 차지했다. 농촌에 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고, 영농정착지원사업, 농가 빈집 지원 등 정책적 지원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여파와 도시주택 가격 상승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귀촌인 규모가 큰 상위 5개 지역은 경기도 화성시(2만2533명)와 남양주시(2만955명), 평택시(1만8976명), 충남 아산시(1만7408명), 경기 광주시(1만7396명)였다.

세종=권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