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훈의 상상은 영화가 된다”… SF판타지 ‘외계+인’

입력 2022-06-24 04:05
부채를 편 얼치기 도사 무륵이 등장하는 영화의 한 장면. CJ ENM 제공

영화 ‘도둑들’과 ‘암살’로 ‘쌍천만 감독’이란 타이틀을 얻은 최동훈 감독이 7년 만에 SF판타지물인 ‘외계+인’ 1부로 돌아온다. 외계인 세계관에 고려말 도사들의 이야기를 접목한 신선한 이야기다. SF와 시대극의 이색 조합이 관객들에게 이질감 없이 다가갈지가 관건이다.

최 감독은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제작보고회를 갖고 이 작품이 “마지막 청춘을 바친 영화”라고 소개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외계인이라는 존재를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고 공포스러웠다. 그 상상력이 현실이 되면 어떨까 하고 만들었다”며 “한국의 고전 설화 세계, 코리안 마법의 세계와 함께 펼쳐진다면 재밌는 영화가 될 것 같았다”고 밝혔다.

‘외계+인’은 상상력을 무한대로 확장했다. 2022년을 배경으로 한 극 초반에는 외계인과 우주선이 등장한다. 도망친 외계인을 따라 고려 시대로 이야기가 옮겨가지만 그곳도 평범하지 않다. 범상치 않은 도사와 신선들이 전설의 신검을 찾아 각축전을 벌인다.

이야기의 설정만큼 제목도 독특하다. 최 감독은 “만일 외계인이 과거에도 있었다면 과거 사람들은 외계인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생각했는데, 몸에서 요괴가 나왔다고 여길 것 같았다. 그렇다면 그 요괴는 왜 인간의 몸속에 들어갔을까 하는 데서 발상이 시작됐다”며 “외계인과 인간의 갈등에 관한 이야기라서 그런 의미를 담을 수 있도록 ’외계인’이 아닌 ‘외계+인’으로 제목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외계+인’ 1부의 출연 배우와 감독이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흥행을 기원하는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김의성 조우진 염정아, 최동훈 감독, 배우 소지섭 김태리 김우빈 류준열. CJ ENM 제공

이 작품은 1, 2부로 제작됐다. 13개월간 1, 2부 분량을 한꺼번에 촬영했다. 1부는 여름 극장가를 겨냥해 다음 달 20일 개봉한다. 화려한 캐스팅도 이목을 끈다. 외계인 죄수를 관리하는 가드(김우빈), 서울에 나타난 우주선에 쫓기는 경찰 문도석(소지섭), 고려 시대 얼치기 도사 무륵(류준열), 천둥을 쏘는 고려 시대 처자 이안(김태리)이 등장한다. 신검의 비밀을 찾는 두 신선 ‘흑설’과 ‘청운’은 각각 배우 염정아, 조우진이 맡았다. 가면을 쓴 미스터리한 인물 ‘자장’으로는 김의성이 출연한다.

이번 작품은 조선 시대의 도사 전우치가 2009년 서울에서 활약하는 내용인 최 감독의 전작 ‘전우치’(2009)와 닮았다. ‘외계+인’에서는 조선이 아닌 고려 말을 배경으로 설정했다. 도사들이 사는 시대는 조선보다 고려가 어울린다고 봐서다. 판타지적 요소는 난도 높은 CG 작업으로 구현했다.

흥행 감독과 유명 배우들의 만남으로 ‘외계+인’은 예고편부터 화제를 모았다. 외계인과 고려 시대 도사의 접목이 신선하다는 반응도 있으나 자칫 너무 이질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 감독도 이러한 점을 감안해 2년 반 동안 심혈을 기울여 시나리오를 썼다고 했다. 촬영·편집 기간까지 합하면 거의 5년간 이 작품에 매달렸다.

그는 “이질적인 게 충돌할 때 느끼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상하게 보이지 않도록 구조적인 부분, 캐릭터의 성격에 신경 썼다”고 부연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