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문재인정부 시절 정권 겨냥 수사를 했다가 좌천됐던 검사들을 승진시켜 요직에 복귀시키는 내용의 검찰 고위간부(대검 검사급) 인사를 22일 단행했다. 전국 부패범죄를 총괄하는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에는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신봉수(사법연수원 29기) 서울고검 검사가 승진 발탁됐다. ‘산업부 블랙리스트’ 수사를 진행 중인 서울동부지검장엔 검찰 내 ‘특수통’으로 꼽히는 임관혁(26기) 광주고검 검사가 배치됐다. 검찰 안팎에선 “특수통, ‘윤석열 사단’에 편중됐다는 비판을 의식해 공안·형사 등 인선에도 어느 정도 신경을 쓴 모습”이란 평가가 나왔다.
법무부는 이날 대검 검사급 검사 33명에 대한 신규 보임·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법무부는 “실력과 공정에 대한 의지, 리더십, 전문성, 그간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총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는 이원석 대검 차장과 긴밀히 협의했고, 검찰인사위원회 심의도 거쳤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사의 부임 일자는 오는 27일이다.
신봉수 신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검찰총장이던 시절 각각 특수1부장과 서울중앙지검 2차장을 역임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수사에 참여했던 신응석(28기) 서울고검 검사는 의정부지검장으로, 대검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했던 이진동(28기) 서울고검 감찰부장은 대전지검장으로 각각 승진 이동했다. 서울시에 파견됐던 노만석(29기)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도 서울고검 차장으로 승진 발탁됐다.
‘대검 세월호 특별수사단’을 이끌었던 임관혁 신임 서울동부지검장은 늦깎이로 검사장에 승진해 이목이 집중됐다. 검찰 안팎에선 “전 정권의 주요 비리 사건이 몰려 있는 서울동부지검에서 대대적인 수사를 펼쳐보라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검찰 내 대표적인 ‘공안통’인 송강(29기) 청주지검 차장검사는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승진했다. 윤 대통령의 서울중앙지검장 당시 각각 형사8부장, 형사4부장을 맡았던 정영학(29기) 울산지검 차장검사와 정진우(29기)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각각 서울북부지검장과 대검 과학수사부장으로 승진했다. 황병주(29기) 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장도 대검 형사부장으로 발탁됐다.
연수원 30기에선 ‘윤석열 중앙지검장’ 시절 공판3부장을 맡았던 김선화 제주지검 차장이 대검 공판송무부장으로 유일하게 검사장에 승진했다. 김 차장은 이원석 대검 차장과도 최근까지 제주지검에서 손발을 맞췄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형사·공판부 우대 기조를 일정 부분 감안한 인사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총장 후보군에 거론되는 노정연(25기) 창원지검장은 첫 여성 고검장(부산고검)으로 승진 이동했다. 같은 연수원 25기인 이두봉 인천지검장과 최경규 의정부지검장, 이주형 울산지검장도 각 대전고검장, 대구고검장, 수원고검장으로 발탁됐다.
여환섭(24기) 대전고검장은 법무연수원장으로 이동한다. 최성필 대검 과학수사부장과 고경순 춘천지검장을 비롯해 신성식 광주고검 차장, 이종근 대구고검 차장, 김양수 부산고검 차장은 한직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 났다. 법무부는 고검검사급 및 일반검사 인사도 이달 하순 발표해 다음달 초 부임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양민철 임주언 조민아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