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우리 힘으로… 세계 7번째 우주의 문 열다

입력 2022-06-22 04:09
한국이 독자 개발한 누리호가 21일 오후 4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힘차게 화염을 내뿜으며 솟아오르고 있다. 누리호는 정상궤도 진입, 성능검증위성 성공적 분리에 이어 첫 교신에도 성공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자체 힘으로 실용급 위성을 우주에 쏘아 올린 세계 7번째 국가가 됐다. 사진공동취재단

순수 국산 기술로 만들어진 우주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두 번의 도전 끝에 발사에 성공했다. 한국은 우주 발사체를 설계·제작하고 발사해 우주 궤도로 올리는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우주 독립’을 이루게 됐다. 미국·러시아·유럽 등 우주 강국과 스페이스X 같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우주개발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에 한국이 ‘무서운 추격자’로 부상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1일 오후 5시10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누리호 발사 결과 브리핑에서 “오후 4시 발표된 누리호가 목표 궤도에 투입돼 성공적으로 위성을 분리했다”며 “이로써 우리 땅에서 우리 손으로 우리가 만든 발사체를 우주로 쏘아 올리는 7번째 나라가 됐다”고 밝혔다. 발사 성공 공식 선언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비행 과정이 모두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1·2·3단 엔진 모두 정상적으로 연소됐고, 페어링(위성 덮개)도 정상 분리됐으며 성능검증위성 분리까지 모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극 세종기지 안테나를 통해 성능검증위성의 초기 지상국 교신에 성공하고 위성의 위치를 파악했다”고 했다.

누리호는 오후 4시 화염을 뿜으며 하늘로 솟구쳤다. 발사부터 1단 분리, 페어링(위성 덮개) 분리, 2단 분리, 3단 엔진 가동 순으로 모두 순조롭게 진행됐다. 누리호는 3단 엔진으로 초속 7.5㎞ 속도로 고도 700㎞에 ‘터치다운’한 뒤 성능검증위성과 위성 모사체를 우주 궤도로 정상적으로 내보냈다. 항우연 관계자는 “당초 예상한 것보다 누리호 성능(출력)이 조금 더 나왔지만 모두 오차 범위 내였다. 1차에서 도달하지 못했던 초속 7.5㎞에 도달했다. 분리된 위성 상태도 안정적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누리호 개발 사업은 2010년 3월부터 시작됐다. 설계부터 이날 발사 성공까지 12년3개월이 걸렸다. 이로써 한국은 1t급 이상 실용위성을 우주 궤도에 올릴 수 있는 7번째 국가가 됐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한국형 발사체 개발 사업은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으로 업그레이드된다. 발사체 기술의 민간 이전도 추진돼 국내 우주산업은 탄력을 받게 됐다.

고흥=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