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최강욱 의원 중징계’ 후폭풍에 휩싸였다. ‘이번 기회에 팬덤 정치와 결별해야 한다’는 온건파와 이에 반발하는 강경파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양측은 최 의원이 소속된 당내 초선 강경파 모임 ‘처럼회’에 대한 해체론을 두고도 정면충돌했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최 의원에 대한 당 윤리심판원의 징계 처분에 대해 “늦었지만 다행이고, 환영하지만 아쉽다”고 밝혔다.
전날 윤리심판원은 최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의 온라인 회의 도중 동료 의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하고 ‘당원 자격정지 6개월’ 처분을 내렸다. 다만 최 의원은 성희롱 발언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최 의원 징계에서 더 나아가 최 의원이 소속돼 있는 처럼회 해체론까지 거론했다. 그는 “처럼회는 강성 팬덤에 기대 당과 선거를 망친 책임을 인정하고 자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의원 처분을 계기로 팬덤 정치와 완전히 결별하고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며 “폭력적 팬덤이 흔들어대는 당으로는 다음 총선도, 다음 대선도 이길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5선 안민석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안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최 의원의 징계는 윤석열 정권의 최전방 공격수를 민주당 스스로 제거하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비판했다.
처럼회 해체론을 두고도 박 전 위원장과 충돌했다. 안 의원은 “전 비대위원장이었던 분이 검찰청 개혁 법안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라고 조롱하고 처럼회 해체를 요구하며 지방선거 참패를 최 의원과 처럼회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매우 단편적 주장”이라고 비난했다.
강성 지지층도 들끓었다. 친민주당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윤리심판원 명단이라며 민주당 의원 8명의 실명과 사진이 첨부된 게시물이 올라왔다. 비난 문자를 보내기 위한 이른바 ‘좌표’를 찍은 것이다. 그러나 김회재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7명 의원은 윤리심판원 소속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엉뚱한 좌표였던 셈이다.
이재명 의원의 열혈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재명이네 마을’에도 최 의원에 대한 징계를 거칠게 비판하는 글이 잇따랐다.
친야권 성향 강성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박 전 위원장을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및 무고 혐의로 22일 경찰에 고발할 것”이라는 공지문을 냈다. 이들은 “단순한 해프닝에 불과한 일을 가지고 ‘성희롱 사건’이라며 허위사실을 온 나라에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최 의원에 대한 징계 처분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세다. 센 징계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비대위원들 의견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오주환 김승연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