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3주째 개점휴업… 말로만 민생 챙기기 바쁜 여야

입력 2022-06-22 04:06
박홍근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원내 지도부가 21일 서울 양천구의 한 주유소를 찾아 유가 급등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대한석유협회와의 간담회에서 "법 개정을 통해 휘발유 기준 200원 이상의 유류세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회 공백이 3주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여야가 국회 밖에서 민생 현안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각자 ‘일하는 집권 여당’과 ‘민생 챙기는 야당’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정책 의원총회와 각종 특별위원회를 열거나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여론전에 나선 모양새다.

그러나 국회 원 구성 협상에서는 어느 한쪽도 양보하지 않으면서 ‘보여주기식’ 행사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21일 국회에서 정책 의총을 열고 박진 외교부 장관을 초청해 윤석열정부 외교정책 방향에 대한 특강을 들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한·미 관계 강화와 한·일 관계 개선 등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이 정책 의총을 마련한 것은 6·1 지방선거 이후 두 번째다. 지난 14일 정책 의총에선 반도체 특강이 진행됐다. 23일에는 ‘가상자산 시장 공정성 회복’을 주제로 세 번째 정책 의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13일엔 가상자산 관련 당정 간담회를 열었다. 당 물가민생안정특위도 16일과 21일 회의를 개최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국회 상임위 구성이 미뤄지고 있다고 마냥 손을 놓을 수는 없다”며 “여당으로서 국정 공백 없이 현안을 챙기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당 내부에선 특강 형태의 의총이 잦아진 것에 대한 불만도 감지된다. 한 수도권 의원은 “원내대표가 중심이 돼 불필요한 행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초선 의원도 “윤석열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는 당 지도부의 속셈”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민생 관련 행사나 간담회 빈도를 늘리고 있다. 국회 공백과 관련한 여권의 ‘새 정부 발목 잡기’ 비판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다.

박홍근 원내대표 등 원내 지도부는 이날 서울 양천구의 한 주유소를 찾아 유가 급등 상황을 점검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한석유협회와 간담회를 갖고 “휘발유 기준 200원 이상의 유류세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도 국회에서 민생우선실천단 1차 회의를 열고 “민생 경제에 무한책임을 진다는 각오로 위기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20일에 이어 이틀 연속 원 구성 협상을 위한 회동을 가졌으나 별 소득 없이 끝났다. 국민의힘은 회동에서 원 구성 외에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대통령기록물 열람을 위한 야당의 협조를 요구했고, 민주당은 이에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세환 오주환 강보현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