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발사대에 선 누리호… 오늘 우주로 날아오른다

입력 2022-06-21 04:10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차 발사를 하루 앞둔 20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기립해 있다. 누리호 발사 시각은 21일 오전 열리는 발사관리위원회에서 확정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두 차례 발사를 미뤘던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0일 다시 발사대에 세워졌다. 누리호는 기상이변 같은 변수만 없다면 21일 오후 실제 위성을 싣고 우주를 향해 날아오른다. 발사에 성공하면 한국은 독자적으로 1t 이상 실용위성을 발사하는 7번째 나라가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20일 오전 8시45분 누리호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에서 발사대로 이송한 후 오전 11시10분 하늘을 향해 세우는 기립 작업을 마쳤다고 밝혔다. 오후 6시37분까지 진행된 장비 점검과 연료·산화제 공급케이블 연결 작업 등에서도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오승협 항우연 발사체추진기관개발 부장은 “발사 취소 원인이었던 레벨 센서 이상은 전기적 문제로 파악됐다”며 “모든 전기적 점검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번 누리호 발사는 지난해 10월 21일 1차 발사 이후 8개월 만에 이뤄지는 두 번째 도전이다. 당초 2차 발사 예정일은 지난 15일이었으나 강한 바람으로 16일로 미뤄졌다. 이후 발사 예정일 전날 기립 작업까지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산화제 탱크 안 레벨 센서가 비정상적인 수치를 보여 발사 일정이 또 한번 연기됐다. 항우연은 누리호를 조립동으로 옮기고 레벨 센서 핵심 부품을 교체한 뒤 21일을 재도전 날짜로 정했다.

기상예보 상황도 발사 조건을 만족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발사에 영향을 주는 기상 요소는 평균 풍속이 15m/s 이상인 강풍과 낙뢰 등인데, 이날 오후 8시 발사관리위원회에서 점검한 결과 21일 바람은 5m/s 이하이고 강수 및 낙뢰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관측됐다. 발사 시각은 오후 4시가 유력하지만 당일 오후 열리는 발사관리위원회에서 준비 상황 등을 종합해 최종 발사 시각을 확정한다.


2차 발사 누리호에는 1.3t 위성모사체(더미 위성)뿐 아니라 성능검증위성과 큐브위성 4개가 탑재된다. 누리호가 발사돼 3단이 목표 궤도인 700㎞ 고도에 도달하면 성능검증위성이 먼저 분리되고 70초 뒤 위성모사체가 떨어져 나온다. 큐브위성은 발사 성공 8일 뒤부터 순차적으로 분리된다. 누리호의 성공 여부는 발사 967초 뒤 성능검증위성이 700㎞ 고도에 안착했는지에 따라 판가름난다. 발사 42분23초가 지나면 남극세종기지에서 성능검증위성과 최초 교신이 이뤄질 전망이다.

누리호는 1차 발사 당시 1·2·3단 분리와 700㎞ 고도 도달에 성공했으나 3단부 엔진이 예상보다 일찍 꺼져 위성모사체를 목표 궤도에 올리지 못했다. 항우연은 비행 중 진동과 부력으로 인해 3단부 산화제 탱크 내에서 헬륨탱크가 이탈했고, 탱크에 균열을 만들어 산화제가 새어 나갔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헬륨탱크 고정장치를 강화하고 산화제 탱크의 맨홀덮개도 더 두껍게 보강했다. 오 부장은 “(1차 발사 때) 모든 이벤트가 정상적으로 진행돼 큰 변수가 없는 한 (2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리라 본다”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