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장기 공전에… 尹 “국민들 숨 넘어간다”

입력 2022-06-21 04:05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했다. 김지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지금 국민들 숨이 넘어가는 상황”이라며 참모들에게 전방위적인 민생안정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정치권을 향해서는 원 구성 합의 등 조속한 국회 정상화를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취약계층 이자 부담 경감책과 시행 2년을 눈앞에 둔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의 보완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금리 상승 시기에 금융 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크게 가중되지 않도록 금융 당국과 금융기관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한다”며 “취약계층의 부담을 덜어줄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임대차 3법과 관련해서는 “시행한 지 2년이 돼 가는데 이런 시기에는 전세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임대료 인상을 최소화하는 상생 임대인에 대한 혜택을 확대하고 임차인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대차 3법의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해서 제도 개선을 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관계 부처에서 후속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정부 부처 산하 각종 위원회 중 성과가 없는 곳들을 통폐합하거나 정비할 것을 주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실적이 거의 없거나 기능이 별로 활발하지 않은 위원회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아무리 작은 돈이라도 예산이 혹시 허투루 쓰이지 않는지 잘 챙겨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중앙행정기관 소속 위원회는 지난해 말 기준 626개에 달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최상목 경제수석에게 경제 동향과 주요 이슈들에 대해 흐름을 보고받는 등 경제 상황을 직접 챙겼다.

앞서 출근길에선 민생안정을 위한 국회의 협력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국회가 아직 원 구성이 안 됐다. 국회가 정상 가동됐으면 법 개정 사안들에 대해 법안을 냈을 것”이라며 “지금 국민들 숨이 넘어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법 개정이 필요한 정책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대응해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관련해선 “통화량이 많이 풀린 데다 지금 고물가를 잡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고금리 정책을 쓰고 있는 마당에 생긴 문제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대처할 방도는 없다”면서 “정부의 정책 타깃인 중산층과 서민들의 민생 물가를 어떻게든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