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 출범 이후의 첫 검찰 정기인사가 이르면 21일 단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조직의 대대적인 개편과 함께 ‘특수통’ ‘윤석열 사단’ 검사들이 주요 보직에 전진 배치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검찰총장 공백 상태가 40일 이상 계속되는 상황에서 ‘한동훈 법무부’가 사실상 단독으로 검찰 진용을 구축하는 데 대한 우려도 이어진다.
법무부는 21일 오후 3시 검찰인사위원회를 소집하고 인사 기준·대상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2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무부) 장관이 바뀌었고 검찰총장이 와야 하는 상황에서 공석이 많이 나지 않았느냐”며 “당연히 큰 폭의 인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 기준에 대해선 “실력과 함께 공정에 대한 의지가 있는 사람이 걸맞은 지위에 가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르면 21일 인사위 종료 직후 일선 지검·고검장 등을 대상으로 한 검사장급 인사가 단행될 수 있다. 이후 차장·부장검사(고검 검사급) 등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가 단계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전례에 비춰 검사장 인사를 먼저 실시하고, 이후 사직자 등을 감안해 추가 인사가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 안팎의 시선은 한 장관이 예고한 대규모 승진·좌천 인사에 쏠린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도 문재인정부 시절 정권 수사로 좌천된 검사들이 주요 보직에 복귀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한 장관을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과 수사 등에서 손발을 맞췄던 특수통 검사들이 중용될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사의를 표명한 김관정 수원고검장과 박은정 성남지청장 등 ‘반윤’ 분류 검사들에 대한 좌천 인사도 기정사실화돼 있다.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 자리엔 지난달 인사에서 제외된 사법연수원 28·29기 검사들의 추가 승진 가능성이 크다. 연수원 28기에선 신응석 서울고검 검사와 이진동 서울고검 감찰부장, 임현 서울고검 형사부장이 꼽힌다. 29기에선 신봉수 서울고검 검사와 박세현 부산지검 동부지청장, 박지영 춘천지검 차장, 정진우 서울중앙지검 1차장 등이 거론된다. 서울중앙지검 등 일선 검찰청의 차장·부장검사 자리에도 특수통 검사들이 대거 약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번 인사에서도 이른바 ‘윤석열 라인’과 특수부 출신 검사들이 요직을 차지할 경우 편중 인사라는 검찰 안팎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인사 명분은 있지만, 특정 부서를 거친 검사들에 대한 편중 인사는 극복해야 할 지점”이라고 말했다.
검찰총장 공백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정기 인사가 단행되는 점도 논란거리다. 한 장관은 “지금 산적한 현안이 굉장히 많은데,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와 출범까진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그때까지 이런 식의 불안정한 상황을 유지하는 것은 이익이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민철 구정하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