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선언’ 8월 개봉… “재난 속 인간애 보여줄 것”

입력 2022-06-21 04:06
항공 재난 영화 ‘비상선언’의 배우들이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배우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왼쪽부터). 쇼박스 제공

인천발 하와이행 여객기 KI501편. 상공을 비행하는데 갑자기 의문의 사망자가 발생한다. 승객들은 여행에 대한 설렘 대신 공포에 휩싸인다.

국내 최초 항공 재난 영화인 ‘비상선언’이 오는 8월 개봉한다. 항공 테러가 발생한 비행기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절체절명의 상황 가운데 공동체를 위한 희생과 인간성도 들여다볼 수 있다.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송강호 전도연 이병헌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가 됐다.

베테랑 형사팀장 인호(송강호)는 비행기 테러 예고 영상을 제보받고 여행길에 오른 가족을 구하기 위해 KI501편에 탑승한다. 비행공포증이 있는 재혁(이병헌)은 딸의 치료를 위해 하와이로 가던 중 사건을 마주한다. 국토부 장관 숙희(전도연)는 비행기를 착륙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실장 태수(박해준)는 사건 해결을 위해 현실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

연출을 맡은 한재림 감독은 10년 전 이 영화의 제작 의뢰를 받았다. 한 감독은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내가 비행공포증이 심하다. 비행기에 갇혀있는 상황에서 재난을 겪는 데 대한 공포가 있었고, 이 영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난 10년간 불행히도 한국 사회에 크고 작은 재난들이 있었다. 이를 가슴 아프게 지켜보면서 이 작품을 통해 할 말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어 “재난을 겪는 인간들의 갈등, 그걸 이겨내는 순간, 재난에 패배했던 아픔을 그렸다”며 “단순히 엔터테인먼트 영화로 다가가지 않고 재난이 닥쳤을 때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과 의미를 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송강호는 ‘우아한 세계’ ‘관상’에 이어 한 감독과 세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그는 ‘비상선언’에 대해 “누구나 겪을 수 있을 것 같은 현실감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애, 극한 상황에서 우리가 타인에 대해 갖는 생각과 감정을 정교하면서 어른스럽게 표현한 작품”이라고 언급했다. 승객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부기장 현수역의 배우 김남길도 “(재난 상황에서)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라고 소개했다.

‘비상선언’은 실제 비행 상황을 현실감 있게 재현하기 위해 집중했다. 미국에서 보잉777 비행기를 분해해 수입한 뒤 360도 회전할 수 있는 촬영용 세트를 만들었다. 흔들리는 기체를 표현하기 위해 세트를 움직이다 보니 배우들의 안전에 각별히 신경 써야 했다. 이병헌은 “누구 하나 벨트를 잘 못 매면 큰 사고가 날 수 있었다. 카메라 감독도 기둥에 자기 몸을 묶고 찍었다”고 전했다.

예상 관객 수를 묻는 말에 전도연은 “당연히 100만 관객을 넘는 영화 아닌가”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즉흥적으로 하와이행 비행기를 탄 진석역을 맡은 배우 임시완은 “비행기는 일상생활에 친숙한 교통수단이라서 관객도 충분히 공감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