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공군이 도발 원점을 응징 타격하는 ‘소링 이글(Soaring Eagle)’ 훈련을 실시한다고 20일 밝혔다. 군이 이 훈련을 공개하는 것은 5년 만이다.
소링 이글 훈련은 적이 공중에서 대량으로 기습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 공군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대규모 공중종합훈련이다. 다양한 도발 상황에 대한 전술 조치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조종사들의 전투 수행 능력을 높이는 목적으로 2008년부터 연 2회 실시해 왔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한창 가동되던 2018년부터 군은 이 훈련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고, 이 때문에 ‘북한 눈치 보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다 최근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지자 5년 만에 훈련이 공개로 전환됐다. 훈련의 공개 진행 자체가 북한에 보내는 강한 경고 메시지인 셈이다.
제29전술개발훈련비행전대에서 24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훈련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가장 두려워한다는 F-35A 스텔스 전투기를 비롯해 F-15K, F-16, KF-16, FA-50, F-4E, F-5 전투기와 KA-1 전술통제기, E-737 항공통제기, CN-235 수송기 등 항공전력 70여대가 투입되고 임무요원 200여명이 참가한다.
훈련은 아군인 ‘블루에어(Blue Air)’와 가상 적군인 ‘레드에어(Red Air)’로 나눠 적군의 공중전력이 대규모로 침투하는 시나리오를 상정해 진행된다. 원거리에서 적의 항공우주력을 탐지·식별·요격하는 방어제공작전, 적의 핵심 전력과 도발 원점을 응징·타격하는 대규모 공격편대군 훈련, 실시간으로 급변하는 전장 상황에서 적 미사일·보급로 등 위협을 제거하는 긴급 항공차단작전 등 다양한 시나리오로 훈련이 이어진다.
공군은 이번 훈련에서 항공기 위치 및 기동 정보뿐 아니라 무장 발사 정보 등을 지상의 중앙통제실과 실시간 송수신하는 공중전투훈련체계(ACMI)를 적용해 조종사들이 전장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F-15K와 같은 4세대 항공기와 스텔스 전투기 등 5세대 항공기를 통합 운용함으로써 4·5세대 전력 간 통합 전술도 검증할 예정이다.
29전대장 이철우 대령은 “적 도발에 대한 신속 대응 능력을 구비하고 고위협 표적에 대한 타격 능력을 검증해 최상의 작전 능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라며 “실전적 훈련으로 완벽한 영공방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