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하루가 멀다 하고 갈등을 노출하고 있다. 생중계되는 회의 석상에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맞부딪치는 장면까지 보일 정도로 양상이 심각하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윤석열정부의 국정 운영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해야 할 집권 여당 지도부의 책임감은 도무지 찾아볼 수 없는 한심한 행태다.
20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준석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의 공개 충돌은 낯 뜨겁기 짝이 없었다. 이 대표가 모두발언에서 논의된 사안들이 언론에 속속 보도된다며 직권으로 비공개회의에서는 현안 논의를 하지 않겠다고 포문을 열자 배 최고위원이 반발했고 둘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유튜브로 생중계되고 있는 걸 의식한 권성동 원내대표가 중재에 나섰지만 설전은 이어졌고 결국 이 대표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이후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이 대표는 5분도 안 돼 혼자 회의장을 떠났다. 갈등 장면을 고스란히 지켜본 당원들은 물론이고 일반 국민들의 심정은 착잡하고 짜증스럽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충돌은 이번만이 아니다. 당 혁신위원회 운영, 최고위원 추천 등을 놓고 비공개회의는 물론 공개된 자리에서도 여러 차례 신경전이 펼쳐졌다. 이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2명 추천을 놓고 며칠째 언쟁을 벌이는 것도 볼썽사납다. 여당 지도부의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냐는 비판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같은 당에서도 이러니 야당과의 관계는 물어보나 마나다.
여당으로서의 책임감과 선당후사의 자세는 없이 자신의 입지 강화에만 관심을 쏟다보니 이런 상황이 벌어진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지도부가 공동으로 자성해야 하지만 당의 수장인 이 대표의 책임이 그 누구보다도 크다. 거칠고 직설적인 표현으로 당내 인사들과 좌충우돌하며 갈등구도를 만드는 리더십을 보이고 있는데 당대표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다. 집권당 지도부의 잇단 불협화음은 국민들을 불안하게 한다. 국회 원 구성, 정부 정책에 대한 입법 지원 등 현안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도 시간이 모자랄 텐데 당내 소모적 갈등으로 스스로 힘을 빼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사설] 낯 뜨거운 국민의힘 지도부 불협화음 볼썽사납다
입력 2022-06-21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