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교육·결혼·사업비까지 OK… ‘희망두배 청년통장’ 인기

입력 2022-06-21 04:05

2019년 4월에 결혼한 전민지씨는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원룸에 신혼집을 마련했다. 전셋값과 부동산값 상승기 속에서 비교적 수월하게 신혼집을 구했던 건 서울시의 ‘희망두배 청년통장’ 덕분이었다. 3년간 매월 15만원씩 540만원을 납입했는데, 여기에 서울시 적립금 540만원이 더해져 1080만원에 이자까지 받았다.

그는 20일 통화에서 “가입 당시에는 결혼자금과 학자금 대출 상환, 신혼집 마련을 두고 고민했는데 마침 결혼을 하게 돼 신혼집 전세보증금에 쓰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이 매월 10~15만원을 최대 3년간 저축하면 서울시가 동일한 금액을 지원하는 ‘희망두배 청년통장’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전씨처럼 주거비에 사용하거나 결혼, 교육, 사업 자금 등에 사용하려는 청년층이 몰려들고 있어서다.

부산에서 상경해 서울의 한 곱창집에서 일하던 A씨는 아예 가게를 넘겨받아 자신의 사업을 시작했다. 빨리 자리를 잡아 홀로 계신 어머니를 모시고 올라오는 게 목포였다. 통장 만기적립금을 받아 사업장 인수 시 받은 대출 3600만원 중 일부를 상환했고, 서울시가 제공하는 금융교육에도 참여했다. B씨의 경우 자신의 공방을 차려 보석 제조 및 판매일을 하는 게 꿈이었다. 그는 2023년 만기 적립금을 받으면 점포를 임대해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서울시복지재단에서 지난해 11월 동국대에 의뢰한 희망두배 청년통장 가입자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만기 적립금 사용 영역에 대해 87.8%가 주거 문제라고 답했다. 이어 결혼(68.8%), 미래 생활 대비(61.6%) 등 순이었다. 시는 이런 청년들의 고민 해소를 위해 통장 가입자에 합리적인 금융 소비를 위한 금융교육, 일대일 재무컨설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연속 3회 이상 미저축자 및 생계 곤란 등으로 계약 유지에 어려움을 토로한 참여자는 필요하면 지역복지서비스를 연계해준다.

희망두배 청년통장은 2009년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시작한 저소득층 자산형성지원사업이 뿌리다. 2015년 청년으로 사업대상이 확대됐고, 지난해에는 주택가격 상승 및 코로나19 등으로 고민이 깊어진 청년을 위해 선발 인원을 전년대비 배 이상인 7000명으로 늘렸다. 올해도 오는 24일까지 신규 가입자 7000명을 모집한다.

모집 첫 주 신청자 수는 지난해 모집정원의 20.61%인 1443명에서 올해는 절반이 넘는 3883명(55.47%)이 신청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신청을 원하면 주소지 동주민센터에 방문하거나 이메일, 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구종원 복지기획관은 “희망두배 청년통장은 더 많은 청년이 진입할 수 있도록 소득 기준을 점점 상향 조정해왔고, 올해부터는 부양의무자 기준도 대폭 완화했다”며 “청년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앞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