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기 둔화 우려”… 코스피 장중 2400선 붕괴

입력 2022-06-18 04:08
연합뉴스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에 삼성전자가 5만원 대로 내려앉는 등 17일 국내 주식시장이 다시 출렁였다. 정부는 경기 진단에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경기 둔화 우려’를 언급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81% 떨어진 5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 주식이 6만원 아래로 내려온 건 2020년 11월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코스피는 장 초반 2400선이 무너져 2396.47까지 하락했다가 불안 심리가 완화하며서 반등해 전날보다 0.43% 내린 2440.93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6920억원 순매도를 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닥도 798.69로 장을 마쳐 이틀 만에 다시 800선이 깨졌다. 원·달러 환율은 1.7원 오른 1287.3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소폭 반등했던 증시가 다시 하락한 것은 국내외에서 경기 둔화 신호가 더 강해진 탓이다. 미국에서 먼저 경기 침체 공포가 되살아나면서 전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3만선이 1년 5개월 만에 무너졌다. 미 증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 직후 안도 랠리를 벌였지만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졌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급락했다. 30년 만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5.78%를 기록한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 불안 심리가 퍼지면서 암호화폐 비트코인 가격도 급락해 2만 달러 선에 근접했다.

국내에서도 경기 둔화 시그널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올해 처음으로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기재부는 “주요국 통화 정책 전환 가속화와 공급망 차질 등 대외 여건 악화로 높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 부진, 수출 증가세가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설비 투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9% 감소했고, 5월 일 평균 수출액도 10.7% 증가에 그쳐 전달(15.3%)보다 증가세가 둔화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