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 단행에도 소폭 반등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이벤트가 마무리되며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 영향이다. 다만 증시의 추세적 반등을 위해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억제가 확인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03포인트(0.16%) 오른 2451.41으로 장을 마감하며 8거래일 만에 상승했다. 장 초반 잠시 2500선을 회복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 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전 미국 국채 금리가 재차 상승세를 기록하고 오후에는 미국 시간외 선물이 하락하는 과정에서 상승 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 처음으로 돌아와 홀로 156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코스닥도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속에 2.74포인트(0.34%) 소폭 상승한 802.15를 기록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전날 강한 안도 랠리를 펼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50%,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00% 상승했다. 최근 약세장에 진입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1.46% 오르면서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멈췄다.
‘자이언트스텝’ 결정은 분명 매파적이지만 불안감은 이미 시장에 반영된 만큼 결과 발표 자체가 불확실성 완화로 받아들여 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월가에서는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확률을 거의 100%로 생각했다”며 “이번 발표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기술적 반등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가 명확해진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증시가 추세적으로 반등하려면 3분기 인플레이션 해소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잡히는 모습을 보기까지는 공격적인 긴축과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으로 보지만 9월부터는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안도감이 확산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자체가 잡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연준의 정책 시차를 고려한다면 당장 금융시장 참여자와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에 영향을 줄 변수는 국제유가”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14~1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결과와 그 이후 산유국의 증산 정도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고 설명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