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앞둔 충북지사 “공무원들에게 신세 많이 졌어요”

입력 2022-06-17 04:04

퇴임을 앞둔 이시종(75·사진) 충북지사가 16일 자신의 생애와 50년 공직 경험을 담은 자서전을 출간하며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이 지사는 자서전 ‘오직 일로써 승부하다-8전8승 이시종의 비결’을 통해 “50년간 도·시·군 공무원과 함께 중앙부처를 밥 먹듯 찾아 열심히 구걸(?)했고 국가 예산을 많이 가져와 낙후됐던 충주와 충북에 투자해 왔다”며 “중앙부처와 도·시·군 공무원들에게 가장 많은 빚을 진 채무자 이시종”이라고 회상했다.

이 지사는 “분수에 넘치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50년 넘게 오르막 고갯길을 한 번도 쉬지 않고 걸어온 지게꾼 같았다”며 “맡긴 돈도 아닌데 돈 달라고 중앙에 찾아가 평생 떼만 쓴 구걸의 표상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챙기지 못했던 주변 분들을 돌아보면서 50년 갇혀 있던 새장에서 탈출해 자유를 찾아 훨훨 날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독한 가난 때문에 참외 장수, 지게꾼, 광부를 전전하고 사범학교에 진학해 ‘국민학교’(초등학교) 교사를 꿈꾸던 촌놈이 충북지사가 된 이야기를 담담하게 기술했다.

1971년 충북도 사무관(행정고시 10회)으로 공직에 입문해 이달 말 충북지사 3선 임기를 마친다. 임명직 23년과 선거직 27년을 합해 반백년을 봉직했다. 임명직 공무원으로는 영월군수, 충남도 기획관리실장, 충주시장, 부산시 재무국장, 내무부 지방기획국장·지방자치기획단장 등을 역임했다. 또 선거직으로는 민선 1∼3기 충주시장, 17∼18대 국회의원(충주), 민선 5∼7기 충북지사를 지냈다.

이 지사는 18일 CJB미디어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충북도정 12년을 잘 마무리할 수 있게 성원한 도민들에게 퇴임 인사를 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책은 출판사와 서점을 통해 판매되고 수익금 일부는 지역 인재양성을 위해 기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퇴임식은 30일 도청에서 외부 인사 초청 없이 공무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진행한다. 퇴임 후 서울에서 지낼 계획이다.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 위원장 직은 퇴임 후에도 유지한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