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서 척척’ 스마트 택배시대… “개발자 모십니다”

입력 2022-06-17 04:03
CJ대한통운이 현장에 투입한 자율주행 운송로봇(AMR). CJ대한통운 제공

택배, 물류산업이 ‘힘 쓰는 일’이라는 건 옛말이 됐다. 택배회사에서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인재를 구하려고 전력을 쏟고 있다. 최근 물류업계에 무인화, 인공지능(AI) 등을 접목한 ‘스마트 물류’ 흐름이 거세기 때문이다. 기술, 소프트웨어 개발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됐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경진대회를 열어 입사자를 선점하는 등 ‘개발자 모시기’ ‘디지털 인재 확보’ 경쟁이 뜨겁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 등 택배업체들은 AI·빅데이터 등의 데이터 기반 기술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우수 인재 확보에 적극적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 6일 물류혁신기술·IT분야 채용 연계형 경진대회인 ‘미래기술 챌린지 2022’를 열었다. 지난해 첨단기술 공모전인 ‘제1회 CJ대한통운 미래기술 챌린지’를 열고 수상자 전원에게 CJ대한통운 채용 지원 시 1차 면접과 테스트 전형 면제 특혜를 주기도 했다. CJ대한통운은 “디지털 인재들이 학교에서 배운 IT기술을 물류 현장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기회의 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해 초에 물류센터 3차원(3D) 화면 개발, 디지털 트윈 물류센터 개발, 플랫폼 프로세스 및 기능 고도화를 위한 경력직 개발자를 뽑았다. 한진도 IT 프로젝트 기획 및 개발 관리, 고객 물류서비스를 위한 데이터 연계 및 운영 셋업 등의 분야에서 경력직 개발자를 상시 채용하고 있다.

고정노선 운송로봇(AGV)이 경기도 군포에 있는 CJ대한통운 스마트 풀필먼트센터에서 선반랙을 옮기고 있다. CJ대한통운 제공

기업들은 개발인력을 동원해 ‘스마트 물류’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2020년 ‘TES물류기술연구소’를 세우고 무인 지게차·모바일 로봇, 분류·포장 자동화, 상하차 자동화, 자율주행 수송, 친환경 물류 운영 등의 12개 핵심 기술을 연구·개발 중이다. TES는 ‘기술·엔진·시스템&솔루션’의 약자다. 현재 약 150명이 일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이 지난해 개최한 ‘미래기술챌린지’에서 수상한 6명은 그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로 입사해 TES 물류기술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

택배·물류업계가 개발자 영입에 뛰어든 배경에는 이커머스 시장의 급성장이 자리한다.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이커머스와 택배시장이 동시에 급성장하면서 물류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물류’의 필요성이 한층 커졌다. 여기에다 대규모 물류센터 구축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CJ대한통운은 2018년 아시아 최대 규모의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을 열었고,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해 초에 충북 진천 메가허브터미널을 가동하고 나섰다. 글로벌 스마트 물류센터 시장은 2018년 296억 달러에서 내년에 476억 달러로 연 평균 11.5%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 시장 역시 2025년에 약 1조원 규모로 확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택배·물류업계는 ‘노동집약산업’에서 ‘스마트 산업’으로 빠르게 탈바꿈하는 게 경쟁력의 관건이라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국내 택배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 공략 등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개발자 영입과 기술 개발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