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평사원으로 일했던 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아들이 근무 당시 임원들에게만 지급되던 법인카드를 연간 1200만원가량 쓰고 회사에서 주택자금 5억원을 빌리는 등 ‘특별대우’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15일 열린 곽 전 의원 공판에서 검찰은 “곽병채가 화천대유에 재직하는 동안 법인카드로 5100만원을 사용해 월 100만원, 연간 1200만원을 썼다”고 밝혔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는 ‘다른 직원에게도 법인카드를 제공했느냐’는 검찰 질문에 “필요한 직원에게는 제공했다”면서도 “(법인카드를 받은) 평직원은 병채씨 한 사람”이라고 답했다.
검찰은 “병채씨에게 지급된 법인카드는 골프연습장, 주거지 인근 식당 등에서 결제돼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검찰은 화천대유가 2015년 하나은행과의 ‘성남의뜰’ 컨소시엄 무산 위기를 겪을 때 이를 막아준 대가로 곽 전 의원에게 거액을 상납한 것으로 본다. 병채씨가 지난해 4월 퇴직금 등 명목으로 받은 50억원(세금 제외 25억원)의 실상은 곽 전 의원으로 가는 뇌물이라는 것이다.
화천대유는 이와 함께 병채씨에게 법인차량을 제공하고, 전세보증금 4억원짜리 사택도 내줬다. 지난해에는 이사하겠다는 병채씨에게 회삿돈 5억원을 빌려주기도 했다. 이런 혜택도 평사원 중 유일하게 병채씨에게만 돌아갔다. 검찰이 ‘전문성 없는 병채를 채용해 이렇게 혜택을 제공할 이유가 있었느냐’고 묻자 김씨는 “많은 혜택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복리후생과 업무효율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