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집안일과 자금난에 서로 원망하다 멀어진 부부… 주님 말씀에 평강 넘치며 이혼 위기서 벗어나

입력 2022-06-20 03:06

미션스쿨 중·고등학교를 다녀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며 방언과 통변의 은사도 받았다. 하지만 말씀에 뿌리가 없는 데다 고3 입시 스트레스로 가위에 눌리고 뜨거움도 사라져 결국 교회를 떠났다. 대학 3학년 때 남편을 만나 4년간 연애 끝에 결혼을 했다. 남편 사업이 잘 되어 가정은 안정되었지만, 2년이 넘어도 기다리던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병원 진단에 더욱 마음이 간절해지며 떠났던 하나님이 생각났다. 마침 남편의 은사님이 한마음교회 사모님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그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간절한 마음에 비해 확실한 믿음은 없었다. 그러나 어느 예배 때 성령께서 강권적으로 역사해 주셨다. 예수님이 내 모든 죄를 십자가에서 다 감당하시고 부활하심으로 그 사랑을 확증시켜주셨다는 말씀을 가슴에 받으며 예수님을 믿지 않았던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나의 진짜 주인으로 영접했다.

그리고 결혼 3년이 지나며 시부모님이 계시는 시댁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얼마 후 하나님께서 간절한 내 기도에 응답해 주셨다. 임신 7개월 때 오랜 간경화로 고생하시던 시아버님이 천국으로 가시자 남편은 어머님을 혼자 힘들게 할 수 없다며 잘나가던 네트워크 사무실을 접고 농장 일을 도왔다. 나는 나대로 아이를 기르며 많은 집안일에 시달리고, 남편 또한 힘든 농장 일에 서서히 자금난에 부딪치며 서로 틈이 생기고 작은 다툼이 시작되었다. 내 힘든 상황을 이해해 주기는커녕, 남편은 나를 핍박하기 시작했고, 나는 그런 남편을 원망하며 서로 마음은 멀어졌다. 몸은 교회에 왔다 갔다 했지만 말씀은 점점 사라졌다.

설상가상으로 경제권을 쥔 남편의 도박, 유흥, 이성 문제 등이 갈수록 심해지며 셋째를 출산한 내 몸과 마음은 끝없이 추락했다. 남편의 잦은 외박이 결정적 이유가 되어 결국 심한 몸싸움이 벌어지고 경찰을 부르는 위급한 상황까지 이르렀다. 비통한 마음으로 친정식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남동생과 부모님이 춘천으로 왔다. 친정 부모님은 미련 없이 이혼하라고 했고, 결국 막내만 데리고 친정으로 돌아갔다. 오직 아이만 바라보며 하루를 버텼지만 분노와 원망은 불같이 타올랐다. 부모님은 비상금 하나 없는 내가 딱하다며 500만원의 이혼청구 소송비용을 주셨다.

그러나 남편에 대한 미련은 추호도 없었지만 알 수 없는 망설임과 그리움이 나를 휘감았다. 어느 날 우리 소식을 들은 목사님께서 전화를 하셨다. 흐느끼는 내 넋두리를 다 들으시고 ‘미경 자매!’하며 부르시는 그 목소리가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렸다.

‘내가 지금 어디까지 와 있나?’ 예수님을 놓치고 살아 온 삶에 대한 충격에 밤새 하나님을 부르며 펑펑 울었다. 그러면서 ‘믿지 않는 자가 갈리거든 갈리게 하라’는 말씀으로 하나님께 되물으며, 이미 돌이킬 수 없도록 너무 멀리 왔다고, 갈수록 서슬 푸른 남편의 독기 때문에라도 다시 돌아가지 않겠다고 하나님께 아뢰었다. 그런 갈등 속에서도 교회는 너무 그리웠다.

그러던 어느 날, 마가복음을 읽다가 ‘이러므로 사람이 부모를 떠나서 그 둘이 한 몸이 될지라 그러한즉 이제 둘이 아니요 한 몸이니 그러므로 하나님이 짝 지어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는 말씀이 마음에 딱 떨어졌다. 내 맘대로 남편과 나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남편과의 화해는 결코 안 된다는 친정 식구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이혼소송을 중단시켰다. 누가 봐도 이혼만이 유일한 길이고 500만원이 고스란히 날아가도 하나님 말씀 앞에 굴복된 나를 바꿀 수는 없었다. 춘천으로 돌아가겠다는 결단의 말씀을 드리고, 죽으면 죽으리라는 고백을 하며 매일 엎드렸다.

그때부터 하나님께서 일하기 시작했다. 매일 만취되어 춘천에 오기만 하면 당장 때려죽이겠다던 남편이, 막내가 보고 싶다며 펑펑 울었다는 소식에 하나님의 사인으로 믿고 4개월 만에 춘천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남편은 여전히 거칠고 날카로웠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내 마음이었다. 아무리 남편이 위협하며 흔들어도 하나님의 평강이 온통 나를 휘감았다. 어떤 핍박에도 오히려 요동 없는 나를 견디지 못한 남편이 집을 나갔다. 아이들과 함께 있어 감사했고, 예배를 드릴 수 있어 감사했고, 목사님과 교회 지체들을 볼 수 있어 더욱 감사했다. 무엇보다 내 마음의 주인이 예수님이어서 정말 감사했다.

5개월이 지나 남편은 완전히 변하여 순한 양이 되어 돌아왔다. 그때부터 어떤 문제가 닥쳐도 예수님만 바라보는 나를 가로막는 벽은 없었다. 시어머니의 제안으로 20년 만에 분가하여 새로운 보금자리로 옮겨 아이들도 말씀으로 잘 자랐다. 남편의 신앙은 들쑥날쑥하지만, 감사하게도 2년 전에 남편도 교회에 등록을 했다. 코로나로 2년간 막혀 있던 대면예배가 풀리며 교회 공동체와 다시 함께할 수 있는 삶은 정말 천국이다. 며칠 전엔 ‘주님! 제 앞에 황금 길과 꽃밭이 펼쳐져도 주님이 계시지 않으면 가고 싶지 않습니다. 주님이 가시밭길을 걷겠다고 하시면 기꺼이 그길 따르고 싶습니다.’는 고백의 기도가 나왔다. 오늘도 내 인생에, 우리 가정에 주님 한분으로 충분하다고 진심의 고백을 할 수 있어 감사하다.

김미경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