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쏘의 부활!… 쌍용차 운명 바꾸나

입력 2022-06-16 04:04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구원투수’ 토레스(사진)가 계약 첫 날에 판매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토레스의 등장이 쌍용차에서 과거 명성을 되찾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현대자동차·기아가 주도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쌍용차는 토레스 사전계약을 시작한 지난 13일 하루에만 1만2000대 넘는 차량을 계약했다고 15일 밝혔다. 기존 쌍용차 신차 가운데 계약 첫 날 최고 실적을 거둔 액티언(3013대, 2005년 10월 출시)보다 4배가량 많은 수치다. SUV 인기모델인 현대차 투싼(1만842대)마저 뛰어넘었다. 계약 폭주로 한때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토레스는 쌍용차가 2018년 코란도 출시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신차다. 새 주인을 찾느라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신차 출시를 미뤘다. 한창 인수기업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내놓은 토레스는 쌍용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무쏘의 후속 중형 SUV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무쏘가 쌍용차를 SUV 대명사의 반열에 올려놓았던 것처럼 토레스가 위기의 쌍용차 부활의 발판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가격은 2690만~3040만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3000만원 중반대에 나올 것이라는 업계 관측보다 저렴하다. 이 같은 가격 정책의 배경엔 대당 이익을 높이는 대신 최대한 많이 팔아 점유율을 늘리자는 전략이 자리한다. 이게 경영 정상화에 더 도움이라는 판단이다. 정확한 가격은 다음 달에 공식 출시할 때 공개한다.

정통 SUV 스타일에 레트로 느낌을 더한 디자인도 쌍용차의 승부수다. 전면부는 짧은 세로 격자 모형의 라디에이터 그릴(흡기구)을 적용했다. 후면부는 스페어 타이어를 형상화한 6각형 모양의 장식을 달아 정통 SUV 이미지를 구현했다. 뒷좌석을 접으면 1662ℓ까지 대용량 적재가 가능해 캠핑과 차박도 가능하다. 다만 엔진 출력은 1.5ℓ로 준중형에 가깝다. 국내 중형 SUV는 대체로 2.5ℓ 가솔린 터보 엔진을 채택한다.

토레스의 참전으로 SUV 판매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SUV는 올해 1~4월 기준 전체 신차 판매량의 51%(22만9199대)를 차지한다. 이 중 투싼, 스포티지, 싼타페, 쏘렌토 등 현대차·기아의 주력 SUV 4종이 전체 점유율의 30%를 육박한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중형 SUV 시장은 현대차·기아가 독주했었다. 그러나 토레스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이면서 오랜만에 이런 구도를 깰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